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41화 신수의 알을 회수한 뒤, 시몬은 성녀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분명히 정수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 감각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흐릿해지는 기운을 따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싶은 구역까지 도달했지만. ‘사라졌어.’ 어느 시점에서 정수의 흔적이 칼끝에 베여 잘린 것처럼 깨끗하게 사라져 버렸다. 시몬이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중간에 놓친 게 아쉽네. 그건 그렇고 왜 성녀가 다르블렝의 지하세계까지 온 거지?’ “&%$*$!” 그때 근처에서 뭔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어차피 이곳도 성녀가 지나갔을 테니, 시몬은 팔을 내리고 탐문을 위해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점점 사람들의 고함과 둔탁한 소리가 섞여 들리고 있었다. 퍼억! 퍽! 그리고 소리의 진원지에 다다르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몽둥이 따위로 무언가를 두들기는 모습이 보였다. “멈추세요!” 식겁한 시몬이 반사적으로 뛰어나가며 외쳤다. 그의 등장에 사람들이 고개를 돌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단체로 무슨 짓을……! 아!” 처음에는 이들이 다른 사람이나 동물을 폭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이 두들기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기계’였다. 신성 재질로 이루어진 하얀색의 말랑말랑한 외피, 작은 얼굴에는 센서를 연상시키는 두 개의 눈이 달려 있었고, 둥그스름한 몸통에는 네옴 스크린이 떡하니 부착되어 있었다. 바로 그 아래에 네옴 엔진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맞은 건지, 하얀 외피는 심하게 파손되어 떨어져 나가고 금속 내부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말리지 마쇼! 이 망할 기계들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 “한 달 가까이 한 푼도 못 벌었어!” 사람들이 분노에 차서 소리쳤다. 시몬이 진정하라는 듯 손바닥을 펼친 채 말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방식은 옳지 않습니다. 이 기계에도 소유자가 있을 텐데요. 재물 손괴는 엄연히 범죄입니다.” 시몬이 차분하게 정론을 구사하자, 이들의 시선이 시몬의 차림새를 훑어보는 게 느껴졌다. 말끔한 탐정복은 다르블렝 귀족 같은 인상을 주었고, 차분한 눈빛은 본연의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었다. 결국 사람들은 투덜거리며 방망이를 내리고 하나둘씩 자리를 떠났다. 왜 시비냐며 덤비는 것도 각오했지만, 다행히 아주 질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다. 시몬이 고개를 돌려 다시 그 기계를 바라보았다. ‘기계보다는 신성 크리쳐에 가까운 존재네.’ 크리쳐는 백마법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인공 생물로, 암흑연합으로 치면 ‘골렘’ 같은 존재다. 그런데 이 크리쳐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것 같았다. 일반적인 크리쳐는 술사가 인근에 있어야 하고 술사의 명령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데, 이 크리쳐는 스스로 움직이며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아마 이 또한 도시 전역에 흐르는 네옴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았다. 칙칙. 치익. 그때 크리쳐가 부품이 삐걱대는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방어 모드 해제. 협조 감사드립니다. 임무를 재개합니다.] 크리쳐가 몸체를 흔들며 휘청 휘청 위태로운 걸음으로 걸어갔다. 시몬은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몇 개 떨어져 나온 부품을 주워 크리쳐에게 건넸다. “잠깐만, 그 상태로는 얼마 못 갈 거야.” 크리쳐가 고개를 돌려 시몬을 보더니, 팔을 움직여 부품을 받아 들었다. 이어서 자기 몸체를 열고 부품을 장착하는 등 자가수리를 척척 해냈다. [임시 수리 완료. 업무 진행 속도 15% 복원.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듣기 좋은 여성의 음성과 함께 크리쳐가 다시 움직였다. 시몬은 머리를 긁적이며 크리쳐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여간 이상한 도시라니까.’ 문득 탐정 빈트로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 도시는 대륙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종류의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 일자리를 잃은 인간과 크리쳐의 다툼을 말리는 경험을 과연 어디서 또 해볼 수 있겠는가. 확실히 이 도시는 탐정이 필요할 것 같긴 했다. 잠깐 잡생각을 하던 시몬이 코트를 여미고 걸음을 옮겼다. 우연히도 그 로봇이 뒤뚱뒤뚱 걸어가는 곳과 같은 방향이었다. * * * 성녀의 정수를 찾아 이상한 곳까지 들어오긴 했지만, 다행히 목적지인 ‘필트넘 공장’은 멀지 않은 위치에 있었다. 벽 뒤에 몸을 숨긴 시몬이 고개만 내밀어 전면을 주시했다. ‘저 공장 어딘가에 마빈이 있다는 거지?’ 공장 정문은 경비가 삼엄했는데, 네 명의 무장한 경비원들이 지키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번 일은 탐정의 덕목 중 하나인 ‘잠입 능력’이 필요해 보였다. 우선 신성 아공간을 열고 신수를 소환했다. “부탁해, 아칼리온.” -우우웅! 곰돌이 인형처럼 생긴 아칼리온이 작은 발을 바삐 움직이며 뛰어갔다. 그 소리를 들은 경비원 중 한 명이 반응했다. “이봐, 아까 무슨 발소리가 났는데 못 들었어?” “그냥 쥐새끼겠지.” -우어엉! 아칼리온이 입으로 소리까지 내며 근처에 있던 쓰레기통을 쾅 하고 쓰러뜨렸다. 이제야 모든 경비들이 경계심을 품고 하나둘 아칼리온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칼리온이 경비들의 주의를 끌어주는 사이, 시몬은 발소리를 죽인 채 뛰어가 건물 외벽의 파이프를 잡고 재빠르게 위로 쭉쭉 올라갔다. ‘잘하고 있어, 아칼리온!’ 파이프를 잡고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간 뒤, 벽을 따라 옆으로 이동해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안에 누가 없는지 확인하고는 바로 작업을 개시했다. 덜컹. 손에 신성을 모아 창문을 소리 없이 뽑아내고, 이어서 마투기인 ‘착검’처럼 신성을 예리하게 만들어 창살까지 잘라낸 뒤 창문 안으로 무사히 들어왔다. 퉁. 하고 두 발이 공장 바닥에 닿았다. ‘잠입 성공.’ 시몬이 즉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장 내부는 톱니바퀴가 덜컹거리며 돌아가고 컨베이어 벨트가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수증기가 피슉 하고 튀어 오르며 기계음이 주위를 가득 채웠다. 콸콸콸! 동력원은 당연히 네옴이었다. 작은 관을 통해 흘러드는 녹황색 액체가 공장 곳곳에 동력을 공급하고 기계를 움직이고 있었다. ‘……왜 아까 그 작업자들이 화가 났는지 알 것 같네.’ 놀랍게도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건 전부 ‘크리쳐’들이었다. 이 공간에만 무려 20기의 크리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철근 파이프과 같은 공장 자재를 만들고 있었는데, 네옴 아티팩트의 원료가 되는 물건들이었다. ‘그건 그렇고 마빈은 어디 있는 거지?’ 있는 노동자도 기계로 대체되어 쫓아내는 마당에, 왜 이런 공장에 아이들이 필요한 걸까. 하지만 지금은 의문을 품기보다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때였다. 시몬은 신성 아공간을 연 뒤, 이번엔 새끼 고양이 신수인 하양이와 까망이를 소환했다. “신성이 느껴지는 아이를 찾아줘. 넓은 곳은 내가 살펴볼 테니까 너희는 좁은 통로를 중심으로 찾아봐 줘. 알겠지?” -냐옹! -냥! 냥! 두 고양이 신수가 빠르게 달려가 비좁은 환기구로 쏙 빠져나갔다. 그렇게 세부적인 수색을 신수들에게 맡긴 시몬은 공장의 넓은 작업 공간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몬이 있건 없건 일하기 바쁘던 크리쳐들의 반응이 갑자기 달라졌다. [침입자 발견.] 작업 중이던 크리쳐 하나가 시몬에게 다가왔다. 그러자 바로 다른 크리쳐들도 하던 일을 멈추고 몰려들었다. [얼굴 검색. 정보 없음. 시설 직원 아님.] 위이잉! 이 작업실에 있는 모든 크리쳐들의 가슴에 붙어 있는 화면이 ‘경고창’을 띄우며, 눈처럼 보이는 센서의 색깔도 빨간색으로 변했다. [침입자 억제 개시.] 키이이이이잉! 네옴 기어가 격렬하게 회전하며 크리쳐의 전신에 동력을 부여했다. 이내 크리쳐들의 팔 부분이 철컥하고 총구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공업용이 아니야? 이건 무기잖아!’ 시몬이 자세를 낮추며 긴장했다. 금방이라도 발포할 듯, 크리쳐들이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며 다가오고 있는 와중에. [억제 명령 정지 요청.] 덜컹! 새로운 크리쳐 하나가 이곳에 나타났다. 시몬의 눈이 급격히 커졌다. 시몬이 노동자들로부터 구해주었던, 바로 그 허름하고 하얀 외피가 벗겨진 크리쳐였다. ‘역시 여기서 일하는 로봇이었구나!’ [대상에 대한 추가 정보 입력.] 우웅! 새로운 크리쳐가 다른 크리쳐들에게 데이터를 전송하자, 이내 공장의 모든 크리쳐들이 공격을 멈추고 팔을 내렸다. [대상자 식별 완료. 침입자에서 협력자로 정정.] [실례했습니다. 협력자님.] 모든 크리쳐들의 센서 눈동자가 다시 초록색으로 돌아오더니 공장 작업을 재개했다. 그를 도와줬던 크리쳐도 본인의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시몬은 고맙다고 손을 흔들어준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몬이 협력자로 취급받게 되자 모든 크리쳐들이 시몬을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시몬도 편안한 마음으로 공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렇게 공장을 거닐며 넓은 작업실을 세 개쯤 지나는 과정에서, 크리쳐들은 누구도 시몬을 제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벽에 설치된 카메라가 계속 그를 따라다니며 촬영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슬슬 올 때가 됐는데…….’ “당신 누구요!” 아니나 다를까. 결국 공장의 인간 책임자 여섯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체를 밝히시오!” “보안 시스템을 어떻게 우회했지?” 책임자들에게 꼼짝없이 붙들릴 상황이었지만, 시몬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머리에 쓴 헌팅캡을 고쳐 썼다. “제게는 간단한 일이죠. 저는 시온 마르칸토니. 탐정입니다.” 그 말에 책임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돌았다. 그중에 가장 나이가 들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황급히 나서서 말을 꺼냈다. “타, 탐정님이 여긴 무슨 일로…….” 다르블렝에서는 경관보다 공인 탐정을 무서워한다더니. 이곳에서 탐정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시몬도 당당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저는 탐정 협회의 적법한 의뢰를 받고, 한 아이를 찾아 이곳에 왔습니다. 그 아이가 이 공장 어딘가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뒤쪽의 책임자들 몇몇이 빠르게 시선을 교환하는 걸 시몬은 놓치지 않았다. “무, 무슨 말씀이신지…… 이런 무인공장에 아이들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보시다시피 전부 크리쳐들뿐입니다!” “저는 빈트로드 탐정님의 정보를 받고 여기 왔습니다.” 시몬이 태연히 어깨를 펴고 말을 이었다. “그분의 정보가 틀렸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아니, 그게……!” -냐옹! 냥! 시몬이 적극적으로 빈트로드의 후광을 이용하고 있는데, 타이밍 좋게 까망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확인해 보면 알겠죠.” 신수 고양이들이 뭔가 찾은 것 같았다. 시몬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걸음을 옮겼다. 책임자들은 당황해하며 그의 곁으로 뛰어 들어와 다급히 말했다. “……타, 탐정 나으리! 혹시 ‘역의뢰’를 받아주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돈은 얼마든지 내겠소!” 의뢰를 막기 위한 역의뢰는 탐정의 명예를 무시하는 일. 시몬은 냉정히 거절했다. 그러자 그 옆의 직원이 조금 더 위협적으로 말했다. “사유지에 이렇게 들어와도 되는 겁니까? 죄송하지만 수사 권한은 받아 오셨는지…….” 수사 권한을 들먹이기까지 하자 시몬은 태연히 미소 지었다. “제가 아니라 빈트로드 탐정님이 이곳으로 직접 오신다면, 그때는 감당할 수 있겠어요?” 빈트로드라는 말에 관계자들의 표정이 하얗게 질린 채 그제야 물러섰다. 이제 크리쳐들도, 사람도, 누구도 시몬을 제지하지 못했고, 시몬은 성큼성큼 까망이의 울음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아.” 문 너머는 숨겨진 외딴 작업실이었다. 그곳에는 후줄근한 차림의 어린아이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일하고 있었다. 철컹. 철컹. 낯선 어른들이 나타났지만 아이들은 신경 쓰지도 않고 계속 손을 움직였다. 아이들이 필요한 이유는 아무래도 이 장비의 특수성 때문인 것으로도 보인다. 손과 몸이 작은 아이들이 작은 장비 안으로 들어가 직접 재료를 맞춰 넣고 있었다. ‘마빈은 안 보여.’ 시몬이 아이들의 얼굴을 모두 훑어보았지만 그 빨간 머리 마빈은 보이지 않았다. 시몬이 아이들에게 다가가 직접 물었다. “혹시 마빈이라는 친구를 아니? 머리카락이 빨간색인데.” 아이들은 아무런 반응 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본 관계자가 애써 웃으며 손바닥을 비볐다. “그, 그것 보십시오! 그런 아이는 저희 공장에 없습니다!” 시몬은 그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다르블렝의 탐정은 의뢰를 맡은 국소적인 부분에서 활동할 수 있고, 결국 의뢰 외의 일에는 간섭하지 못한다. 이 아이들 모두를 당장 구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조치를 취할 생각이었다. -냐옹! -냥! 냥! 시몬은 하양이와 까망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계속 걸어갔다. 이내 휴게실 캐비닛 앞에서 낑낑거리는 두 신수 고양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내 시몬이 다가가 그 캐비닛을 열자. “아!” 겁에 질린 표정의 아이가 몸을 웅크린 모습이 보였다. 심지어 특정되는 걸 피하기 위해서인지, 머리카락까지 파란색으로 염색한 상태였다. 시몬이 쪼그려 앉아 말했다. “혹시 네가 마빈이니?” 아이는 떨리는 눈빛으로 시몬을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은 마빈의 머리를 한 차례 쓰다듬으며 상냥하게 웃었다. “형은 탐정이야. 여기서 나가게 해줄게.” 그 말을 들은 소년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몬의 몸에 폭 하고 안겼다. “마빈은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그리고.” 시몬이 마빈을 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공장 책임자들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적인 노동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되실 겁니다.” 책임자들은 하늘이 무너진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 * * 그렇게 시몬은 무사히 마빈을 구출해서 공장 밖으로 나오는 데 성공했다. 마빈은 신수 고양이들의 애교에 경계심이 풀렸는지 드디어 웃는 얼굴을 보이며 놀고 있었다. 그사이 시몬은 통신 수정구를 들고 레테와 연락을 취했다. “레테, 들려?” -네, 들림다. 저도 마침 현장에서 무사히 증거를 지우고 탈출했어요. 확실히, 아까보다 한결 호흡이 나아져 있었다. 시몬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상황들을 전부 공유했다. “……그렇게 된 거야. 네가 알려준 공장에서 마빈을 찾았어.” -너무 잘하셨슴다! 레테가 환한 목소리로 말했다가 조금 다운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마빈을 당장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는 건 아니죠? 고아원이라는 말이 나오자 마빈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시몬이 걱정 말라는 듯 마빈에게 고개를 끄덕여 준 뒤 말을 이었다. “당연히 아니지.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의뢰자인 라벨라를 만나러 가자.” “만나서 어쩌려고요?” 시몬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무대에 올라가서 쇼를 하나 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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