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407화 퍼억! 팍! 꽈직! 처음 보는 네크로맨서 간의 결투. 두 소년의 전투를 관람하며 헤이워드 형제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뭐야 저게!" "점점 더 빨라져!" 파바밧! 탓탓! 방어로 몸을 돌보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쓰러트리기만을 위한 공세. 네 개의 주먹과 다리가 눈으로 좇기 힘들 만큼 잔상을 일으키며 뻗어 나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 싸우면서도, 전투에 몰입한 두 소년은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멋진데!" 헤이워드 형제들이 눈을 빛내며 한마디씩 했다. 파밧! 발차기를 부딪치고 물러나기 무섭게, 두 소년의 손끝이 동시에 서로의 머리를 향해 겨눠진다. <시크니스> <스트랭글> 꽝! 두 저주가 허공에서 부딪혀 폭발했다. 칠흑으로 일어난 검은 연기가 허공을 새까맣게 뒤덮었다. 부웅! 붕! "!" 그사이 연기를 뚫고 6병의 맹독포션이 헥토르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헥토르가 뒤로 물러나려고 했지만. 스륵! 모래에서 올라온 클라우드 밧줄이 순식간에 헥토르의 발목을 휘감아 고정시켰다. "멋진 연계야!" "힘내요! 시몬!"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가슴 졸이며 외쳤다. 시몬이 즉시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브레이크!' 쨍! 쨍! 포션 병 겉면에 그려진 마법진이 발동하며, 6개의 맹독포션이 동시에 깨져 나갔다. 그 내용물이 널찍하게 퍼져나가며 헥토르의 시야를 녹색으로 뒤덮었다. <블래스트> 그러나 헥토르의 대처도 신속했다. 초 단위 만에 마법진을 완성해 발동시키자. 칠흑바람계가 독극물을 날려 버렸다. 그런데 독극물 너머로 시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위!' 헥토르가 급히 고개를 들었다. 하늘에 새까만 초대형 아공간이 벌어져 있었고, 그 옆에 시몬이 떠올라 있었다. "전부 쏴!" 시몬이 지시했다. 아공간 안에서 스켈레톤 아처들이 화살비를 날려댔다. 헥토르는 즉각 클라우드를 발로 밟아 꺼트린 다음, 칠흑 방패를 펼치고 몸을 날렸다. 그가 가는 곳마다 화살들이 팍팍 내리꽂히며 길이 만들어졌다. "쯧!" 이번에는 헥토르가 반격했다. <본 스피어> 스켈레톤들이 여러 다발의 뼈의 창으로 재조립되어 시몬에게 날아갔다. 이에 질세라 시몬도 스켈레톤을 꺼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산탄처럼 흩어져 날아간 뼈들이 본 스피어에 철썩철썩 달라붙어 방향을 비틀어 버렸다. "오!" "언데드 컨트롤이 상당하군." 이번엔 어른들 쪽에서도 감탄이 튀어나왔다. 차악! 시몬이 모랫바닥에 착지하자마자, 헥토르가 코뿔소처럼 돌진해 왔다. 시몬이 팔을 뻗었다. "복원." '뭐?' 헥토르의 고개도 옆으로 돌아갔다. 모래사장에 숨겨둔 뼈들이 빠르게 착착 이음새를 맞춰 나갔다. '스켈레톤 메이지!' 이어지는 세 방의 '다크 블레이즈'가 헥토르를 덮쳤으나, 그는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며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개문!' 이번에는 오버로드의 칼날이 여섯 방향에서 헥토르를 노리고 다가왔다. 헥토르의 입가가 벌어졌다. 내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다. 내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해 밀어붙여도 상대는 받아낸다. '흥분되지 않을 수가!' 올라간 입꼬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헥토르가 완성된 등 뒤의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쏴아아아! 모래에 뭔가를 숨겨둔 건 시몬만이 아니었다. 용의 비늘들이 튀어나와 헥토르의 몸에 철썩철썩 달라붙었다. <드래곤 폼 50%> 그것도 단순 부착이 아니다. 오버로드의 궤도와 예상 타격점을 예측하고, 그 부위에 비늘들이 달라붙은 것이다. 카가가가가가가각! 이내 여섯 개의 촉수 칼날들이 헥토르의 비늘에 불똥을 튀기며 지나갔다. "와아!!" 헥토르가 오버로드를 가볍게 넘겨 버리자, 사방에서 요란한 탄성이 쏟아졌다. 시몬도 움찔 놀라며 두 팔을 붙이는 방어자세를 취했다. "잡았다! 시몬 폴렌티아!" 쩌어어억! 드래곤 폼 상태로 내지른 주먹이 시몬의 가드를 뚫고 강타했다. 시몬의 몸이 긴 자국을 그리며 물러났다. "시몬!!" 조원들의 안타까운 아우성이 들렸다. 시몬은 비틀거리며 자세를 다잡았고, 헥토르는 계속 돌진했다. '한 방 먹었네.' 아직 100% 드래곤 폼은 아니지만, 지금의 헥토르는 단순 완력으로는 이기기 힘들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헥토르도 마찬가지였다. '도망치면서 친위대의 완성을 노릴 터!' 그러나. 시몬의 선택은 의외였다. 촤르르르륵! 촤르르륵! 아공간에서 여덟 개의 스켈레톤을 탈탈 털어 꺼내고는 두 팔을 쫙 펼쳤다. 차악! 착! 착! 착! 시몬의 몸이 8기의 스켈레톤의 뼈들로 뒤덮여 가고 있다. 이내 그의 옷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뼈들로 뒤덮였다. 키가 머리 두 개는 높아졌고, 덩치도 더 웅장해졌다. 그야말로 뼈의 요새를 입은 것 같은 형상. <본 아머 - 헤비 디펜스> 육중한 진동과 함께 역으로 달려든 시몬이 정면으로 헥토르와 맞상대했다. 투콰아악! 두 사람이 서로의 양손을 붙잡은 채 무릎을 굽히고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꾸드드드드득! 헥토르의 눈에 당혹감이 서렸다. 두꺼운 본 아머를 입은 시몬은 힘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시몬의 절대명령에 따라, 모든 뼛조각 하나하나가 '인력'을 일으키고 있었다. '여기서 내게 정면승부를 걸다니!' 시몬은 도망치는 게 아니라 힘으로 부딪쳐 왔다. 언제나 헥토르를 올려다보던 시몬이, 오늘만큼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건 정말로. "큭!"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놈이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 헥토르가 광소를 내질러댔다. 기다렸다! 이렇게 피 끓는 싸움을 기다렸다. 빠직! 빠직! 헥토르가 함성과 함께 힘을 가하자 본 아머 곳곳에서 위태로운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시몬 폴렌티아아아아!!" 와르르르르! 이내 본 아머가 완전히 박살 나며 헥토르가 돌파했다. 눈앞에 시몬의 향해 팔을 뻗는 순간. 처억! 척! 차자작! 착! 시몬은 뒤로 빠져나가고, 본 아머가 주인을 바꿨다. 헥토르가 뼈에 갇혀 버리게 됐다. '함정!' "처음 써보네." 모랫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시몬이 팔을 휘둘렀다. "이런 게 '본 프리즌'이지?" 헥토르가 자신과의 전투를 고대해 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정보마저도 무기. 승리하기 위한 키로 쓴다. "시몬 폴렌티아!!" 빠드득! 빠득! 헥토르가 힘으로 본 아머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시몬이 손가락을 딱 튕겼다. "돌아."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본 아머가 빙빙 팽이처럼 회전하기 시작했다. 고도의 어지럼증에 본 아머를 부수고 나오려던 헥토르의 힘도 빠졌다. "......와!" 지켜보던 헤이워드 형제가 시몬의 악랄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몬 형. 생긴 것 관 다르게 다르게 쫌 치사한 구석도 있는......!" "설계 미쳤다 시몬! 이대로 끝내!!" 딕이 흥분한 얼굴로 소리쳤다. "헥토르의 성향을 이해했네. 이제 시크니스만 걸면 100% 승리야." 메이린도 만족스럽게 웃었다. "현명한 전략이에요!" 심지어 그 착한 카미바레즈도 순수한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세 헤이워드 형제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네크로맨서들은 대체.......' 터어엉! 바로 그때, 본 아머를 입은 헥토르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어느새 모랫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아차, 도약 마법을!' 저주를 준비하던 시몬이 급히 고개를 들었다. 헥토르가 본 아머를 입은 채로 시몬 쪽으로 떨어졌다. 꽈앙! 낙하의 충격으로 산산이 조각나는 본 아머 사이로, 헥토르가 악에 받친 지옥의 죄수처럼 빠져나와 돌진했다. '역시.' 물러나는 시몬의 눈에 긴장감이 서렸다. '강한 건 알고 있었지만 상상 이상이야. 아니, 전보다 더 강해졌어.' 시몬은 가볍게 숨을 내쉬며 옆구리의 마법진에 손을 올렸다. "기뻐해. 너와의 결투에서 이 기술을 처음으로 쓰겠어." 츠츠츠츠츠츠츠-! 시몬이 마법진 안에서 뭔가를 꺼내어 들고 있었다. 헥토르의 눈이 급격히 커지더니 재빨리 걸음을 멈췄다. 어른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뭐지?" 그것은 보랏빛 광채로 이루어진 기다란 창이었다. "칠흑의 변형인가?" "시몬 학생이 쓴다는 그 클라우드일 수도 있겠군요." "둘 다 아닙니다." 리처드가 고개를 저으며 눈을 빛냈다. "저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힘입니다." 보랏빛의 창을 손에 쥔 시몬이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시몬 오리지널 - 카오스 스피어(Chaos Spear)> '저건 또 뭐냐!' 돌진하는 헥토르의 눈에 망설임이 어렸다. 처음 보는 기술이기에 일단 걸음을 멈추고 대비할 수밖에 없었다. "피해봐. 헥토르!" 시몬이 힘껏 창을 날렸다. 투콱! 정면으로 날아오는 카오스 스피어를 보며, 헥토르가 가볍게 옆으로 스탭을 밟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촤악-! 난데없이 헥토르의 코앞에서 창이 옆으로 휘었다. "??!" 부웅! 이번에는 위로. 화악! 이번에는 뒤로.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촤악! 아무런 규칙성도 없이, 허공을 미친 듯이 가르며 이동하는 창의 모습은, 마치 보랏빛 번개가 무수하게 번뜩이는 것처럼 보였다. 부아아아아앙! "!!!" 그리고 타격은 놀랍게도 뒤에서 왔다. 헥토르가 뒤를 돌아보자, 카오스 스피어가 그의 등에 부딪혀 있었다. 그런데 통증이 없다. 툭 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보랏빛 창을 보며 시몬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꽝'이었네." "이게 무슨 장난질이냐!!" 헥토르가 속았다는 생각에 격분하며 달려들었다. 시몬은 여유 있게 허리춤에서 세 자루의 창을 꺼내 들었다. 스륵. 창을 꺼내 한 손에 들고 대충 아무 위치로나 던졌다. "크으!" 헥토르가 어쩔 수 없이 다시 걸음을 멈췄다. 세 개의 보랏빛 번개가 미친 듯이 허공을 수놓고 있었다. 무시하고 들어가기에는 온몸과 뇌가 경고표시를 보내고 있었다. 파짓! 한 자루가 헥토르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고. 샥! 다른 한 자루가 헥토르의 귓바퀴를 스쳤다. '빌어 처먹을! 예측이 불가능하다!' 궤도도, 속도도, 공격력도, 타격도 전부 무작위. 그야말로 혼돈(Chaos)이었다. '물론 그건 놈도 마찬가지일 터!' 헥토르가 바닥을 주저앉히며 돌진하는 동시에, 시몬은 공중으로 도약했다. 그러곤 하늘에서 빈 손바닥을 펼쳐 든 투척자세를 취했다. 처억! 그러자 거짓말처럼 혼돈의 창이 시몬의 손안으로 들어왔다. '놈은 저 기술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건가!' 투콰아아악! 시몬이 힘껏 창을 던졌다. 방어자세를 취한 헥토르의 가드를 뚫고 배리어 수트에서 창이 폭발하며 커다란 보랏빛 폭발을 일으켰다. "크허헉!" 어느 때보다 강력한 피해를 입은 헥토르가 바닥을 뒹굴며 쓰러졌다. 파벌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지르면서도 격려를 쏟아냈다. "금방 알게 될 테니까 말해주자면." 시몬이 바닥에 떨어진 카오스 스피어를 붙잡고 빙그르르 돌렸다. "카오스 스피어는 도착점을 설정하고 던져. 날아가는 방향은 무작위지만,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지점은 무조건 내가 설정한 위치지." 헥토르의 눈이 번들거렸다. '그건 벌써 파악했다. 그래서 공중에서 날아다니던 창을 그렇게 쉽게 붙잡은 거겠지.' 피잉. 그때 헥토르의 머리에 강한 두통이 일어났다. "......끅!" 데미지도 데미지였지만. 혼돈에 타격을 입는 순간, 두통이 일어나며 생각이 뒤죽박죽 바뀌었다. 헥토르가 이마를 짚으며 일어났다. '저주 효과라도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쪽도 대응해야 한다. 헥토르가 마지막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꾸드득! 꾸득! 헥토르의 전신에 비늘이 완벽하게 붙었고, 아공간에서 날개를 꺼내 등 뒤에 붙였다. 그의 덩치가 점점 더 커지고 꼬리가 생겼으며 주둥이는 파충류의 형태로 바뀌었다. <드래곤 폼 100%> -크워어어어어어어! 완전한 시룡의 모습을 완성한 헥토르가 포효했다. 쐐애액! 혼돈의 창이 뒤에서 날아왔지만 헥토르는 가볍게 꼬리를 움직여 창을 휘감더니 분쇄해 버렸다. [혼돈이니 뭐니, 압도적인 힘 앞에선 소용없다!] "그렇다면 좋아." 시몬도 미리 그려놓은 마법진 위에 손을 올렸다. 마침 마지막 혼돈 마법이 완성된 참이었다. '드디어 쓸 차례야.' 시몬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법진을 작동시켰다. '혼돈 소환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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