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012화 대강당이 쥐 죽은 듯한 정적으로 휩싸였다. 앞자리에 앉아 있는 시몬은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것을 느꼈다. 딕은 괜찮다며 어깨를 툭 때렸고, 카미바레즈는 옷소매로 시몬의 손등을 살포시 덮어주었다. 메이린도 한마디 하고 싶은지 입을 오물거리다가, 시몬과 눈이 마주치자 두 뺨이 달아오르며 시선을 피했다. 이내 제인이 새로운 서류를 펼쳐 들었다. “교내에 현역 군단장들이 있다는 소식은 들었을 겁니다. 이번에 공인된 제7군단장.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녀가 눈을 감았다. “제6군단장 섭정, 그의 사망이 확인되었고 재학생 중에 그로부터 군단장을 물려받은 학생이 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폭발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시몬은 헥토르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다. 전 언론에 대서특필된 시몬의 소식과는 다르게, 펌킨 사태의 전황은 최근까지 기밀이었기에 처음 듣는다는 얼굴의 학생들도 많았다.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가끔 에이션트 언데드 같은 특별한 존재나, 대규모 언데드 무리가 교내에서 이동하는 경우가 있을 테니 놀라지 말라는 의미에서 미리 통지했습니다. 또한.” 그녀가 학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군단장 문제에 대해 괜한 분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응징이나 결투 같은 행위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마찬가지. 외부인이나 기자들에게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여러분은 학교생활과 커리어 향상에 집중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제가 괜한 걱정을 한 거라면 좋겠군요.” 학생들이 조용해졌고, 시몬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어떤 시비가 들어와도 받아들일 각오를 했었는데, 이렇게 공적인 자리에서 언급해 주는 제인이 고마웠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이 기다리고 있는 순서겠군요.” 제인이 다시 새로운 서류를 받아서 말했다. “석차와 새로운 Top10을 발표하겠습니다.” 오오오오오오! 커다란 함성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드, 드디어 석차 발표다!” “떨려!” 방금 군단장 이야기는 머릿속에 깨끗이 사라진 것처럼 온갖 야단법석이 터져 나왔다. 메이린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허리를 꼿꼿이 세웠고, 조금 떨어진 뒷자리에는 두 손을 맞잡은 채 ‘제발 제발’ 하고 빌고 있는 반장 제이미 빅토리아가 보인다. 그 옆에는 별 관심 없는 듯 하품을 하는 신디의 모습이 보였다. 제인이 손목시계를 한번 보고는 말했다. “시간이 별로 없군요 모두의 앞에서 발표하는 건 전체 20위…… 아니, 15위부터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체 15위.” 숨이 멎을 듯한 정적이 주위에 깔렸다. 이내 제인이 입을 열었다. “피츠제럴드 잉겔스.” 오오오오오오-!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시몬이 소속된 ‘돌연변이’ 동아리의 멤버이자, 같은 소환학과인 피츠제럴드가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안경을 멋들어지게 추켜올리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저 멀리 토토가 누구보다 좋아하는 모습이 보였고, 시몬도 소리 내어 손뼉을 쳤다. 소환학과 학생들은 어깨를 들썩이거나 휘파람을 불었다. “전체 14위.” 제인이 바로 다음 명단을 불렀다. “제이미 빅토리아.” “안 돼애액! 헙!” 진지하게 Top10 진입을 노리던 제이미가 울부짖듯 비명을 지르다가 잽싸게 제 입을 틀어막았다. 그 모습을 본 동기들이 사방에서 배를 잡고 웃어댔다. 개학식 첫날부터 전교생의 시선이 집중된 제이미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야! 14등도 잘한 거야!” 신디가 제이미의 등짝을 팍팍 때리며 웃었지만 제이미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제이미 빅토리아 학생은 마치고 남도록 하세요. 그럼 다음 차례입니다. 전체 13위, 말콤 랜돌프.” 오올-! 다소 의외라는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키젠의 선도부장이자, 도플갱어라는 특수한 흑마법을 사용하는 말콤이 3학년에 1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가 제인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신입생에 특례 10번으로 시작했다가, 128위까지 떨어진 뒤 다시 이 위치까지 올라왔다. 제이미처럼 내심 Top10을 기대한 건지, 조금은 아쉬워하는 표정이다. “다음 전체 12위.” 제인의 입이 열렸다. “엘리시아 로젠펠트.” 이번에는 다소 당황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순수 혈묘족. 머리에 삐쭉 솟은 토끼귀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며 겸허하게 고개를 숙였다. “엘리시아가 12위야?” “빡세다, 빡세.” “아무리 에이젤 선배님이 들어왔다고 해도 엘리시아가 12위라니.” 혈류학과 대표이자 작년에는 전체 9위였던 그녀가 12위로 밀려난 것이다. 제인이 손에 든 명단을 한 장 넘겼다. “다음, 전체 11위입니다.”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카미바레즈 우르슬라.” 대강당에 폭탄이 떨어진 것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카미이이!” “와! 진짜야?” 동기들의 인기와 귀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카미바레즈가 11위. 카미바레즈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채 제자리에 꼿꼿하게 서 있었고, 한 차례 크게 비명을 지른 메이린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녀를 꽈악 끌어안았다. “정말 축하해, 카미.” 시몬도 기쁨을 숨기지 않고 칭찬했다. 다소 경직되어 있던 카미바레즈가 시몬을 보고는 ‘네!’ 하고 웃었다. 시몬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제 성격이나 멘탈적인 부분도 성장했고, 2학년 후반부에는 우르슬라의 피를 완벽히 다루며 모든 부분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포텐셜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11위가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아, 대단한 건 인정인데 사람의 욕심이 참 끝도 없네.” 딕이 팔짱을 낀 채 낄낄 웃었다. “이렇게 된 거 Top10 카미를 봤으면 대박이었는데 말야.” 카미바레즈가 사람들의 축하 세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제인이 하수인으로부터 확성 수정구를 교체받은 뒤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키젠 최고학년의 ‘새로운 Top10’을 발표하겠습니다.” 긴장한 분위기가 곳곳에 감돌았다. 사실상 직접적인 권한과 명성을 가지게 되는 자리. 다들 간절한 얼굴로 바들바들 떨거나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학생회장인 시몬도 여기서부터는 한층 더 집중하며 수첩을 꺼냈다. 최소 학과대표급 인물들일 테니 앞으로 얼굴을 마주할 일이 많을 것이다. “전체 10위.” 정적 속에서 제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클라우디아 멘지스.” 예쓰! 연두색 머리카락의 소녀, 클라우디아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뻐했다. 사방에서 ‘오~’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못지않게 굴곡 있는 키젠 생활을 해왔던 A반 출신, 클라우디아가 전체 10위로 올라서며 맹독학과 대표직을 거의 확정 지었다. 눈이 땡그래진 딕이 와하하! 웃어댔다. “이야, 진짜 클라우디아가 10위라고? 이건 예상 못 했네.” 메이린과 카미바레즈도 제 일처럼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중에 한턱내! 클라라!” “진심으로 축하해요!” 그리고 근처에 앉아 있던 반장 제이미가 깍지를 낀 채 다리를 떨고 있었다. “……친구를 질투하면 안 되겠지?” “진짜 깬다. 반장. 결과에 승복해.” 신디가 깔깔 웃으며 제이미의 등짝을 때렸다. 제인이 바로 다음을 불렀다. “전체 9위, 쥴 빈체레.” 좀처럼 희소식이 없던 마투학과 학생들이 서러움을 해소하듯 의자 위로 올라와 포효했다. 마투학과의 희망이자 ‘마검 사용자’로 유명한 쥴이 3학년 1학기도 Top10을 유지했다. 등에 검을 차고 눈은 안대로 가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다. “전체 8위, 일라이저 크로비스.” ‘?’ 키젠에서 2년 동안 생활하며 처음듣는 이름에 시몬의 고개가 돌아갔다. 머리를 눈이 덮일 만큼 길게 기른 소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다리는 무척 가늘고, 체격도 크지 않았지만, 싸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는 동시에. “일라이저?” “일라이저가 누구야?” 시몬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메이린도 헛웃음을 흘리며 팔짱을 꼈다. “키젠은 진짜 방심을 못 하겠네. 아직도 내가 모르는 애가 있었어? 걔가 Top10이고?” “일라이저 크로비스.” 딕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설명을 늘어놓았다. “그리 눈에 띄는 활약은 하지 못했지만 2학년 2학기부터 각성한 걸로 알고 있어. 피를 다루는 혈류학과의 특성상, 순혈 혈묘족인 엘리시아나 하프 뱀파이어인 카미 같은 ‘타고난 종족’이 가장 중요하거든. 근데 대뜸 보통 인간인 저 녀석이 혈류학과 탑을 먹었으니, 특이 케이스긴 하지.” 시몬이 카미바레즈를 바라보았다. “카미는 어떤 애인지 알아? 같은 혈류학과잖아.” 시몬의 물음에, 멤버들이 시선이 카미바레즈에게 집중되었다. 카미바레즈가 두 손가락을 콕콕 찍다가 조용히 말했다. “아, 그…… 일라이저는…… 열심히 하는 분이에요! 정말 열심히!” ‘안 친하구나.’ ‘안 친하네.’ 곤란할 것 같으니 더 물어보진 않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제인이 말했다. “전체 7위, 엘리사 셀린.” 사령학과 학생들이 함성을 쏟아냈다. 1학년 특례 입학생에서부터 이어지는 Top10의 원조 격 인물 정치 가문의 후계자이자 재상의 딸, 유령함대의 엘리사 셀린이 7위 자리를 지켜냈다. “……또 7위냐. 이 자리에 뭔가 있나.” 그녀는 시원섭섭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다가오는 사령학과 학생들과 ‘혼령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했다. 저쪽에서 유행하는 퍼포먼스인 것 같았다. “전체 6위, 메이린 빌렌느.” 기다렸다는 듯 메이린이 폴짝 일어나 두 손을 들며 환호했다. 꺄아아! 하고 많은 학생들이 소리 높여 그녀의 이름을 연호했다. 키젠 부회장이자, 엘리멘탈 마스터로 각성한 그녀가 6위를 따냈다. “축하해요! 메이린!” “축하해.” 학생회 멤버들도 한 마디씩 축하인사를 건넸다. 메이린은 기쁘게 인사를 받았지만, 자리에 앉는 순간 이마에 손을 얹었다. “아우, 한 단계 떨어졌어. 힘들게 엘리멘탈 마스터도 됐는데…… 열받아!” “지, 진정해요 메이린! 다른 동기들도 다 실력이 늘었고, 무엇보다 에이젤 선배가 왔으니까요! 2학기에는 더 올라갈 수 있을 거예요!” 제인이 다음 명단을 발표했다. “전체 5위, 헥토르 무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헥토르 파벌의 학생들의 환호성을 터뜨리고 휘파람 소리를 냈다. 군단장인 지금이라면 훨씬 강하겠지만, 군단장이 되기 이전의 성적이 적용되니 5위에 머무른 것 같았다. 어쨌거나 헥토르는 개학식에도 여전히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몇몇 학생들이 ‘군단장’이나 ‘섭정’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름은 4위입니다.”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제인이 4위를 발표했다. “전체 4위, 샤텔 마에르.” 뭐어? 진짜? 이번에는 환호보다는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거인 혼혈이자 로레인, 세르네와 비견되는 강자 중의 강자인 샤텔이 4위에서 머물렀다. 위에 세 명이나 더 있다는 뜻. 다들 놀라서 수군거리고 있었지만, 사텔은 덤덤히 의자에서 거대한 덩치를 일으켜 제인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전체 3위.” 바로 이어서 제인이 3위를 발표했다. “에이젤 브링어.” 이어지는 발표에는 더더욱 놀란 반응이 튀어나오며 장내가 술렁였다. 아무리 유급생 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328기 최강으로 일컬어지던 에이젤이 3위에 머문 것은 다들 상상하지 못했다. 1위를 예상하던 학생들도 있었다. 모두가 놀란 가운데, 에이젤 본인은 크게 반응하지 않는 얼굴이었다. 대신 후배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움츠러든 채 손만 살짝 흔들었을 뿐이다. “전체 2위이자 차석.” 이어지는 제인의 말에 주위가 정적에 휩싸였다. 그녀가 작게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이제 내려오지 않겠습니까? 메리다 휴 이켈.” “!!” 모두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 고오오오오오오-! 하늘 위에 똑바로 누운 채 둥둥 떠다니는 학생의 모습이 보인다. 단발에서 조금 더 길어진 민트색 머리카락, 두 팔과 다리는 힘이 빠진 듯 쭉 늘어뜨린 채 둥둥 떠 있는 모습은 마치 수면 위에 부유하는 신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에 사로잡혔다. “……에이젤 선배를 이길 만하지.” 딕도 천장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방학 동안 메리다가 무슨 일을 벌이고 다녔는지 알면 다들 놀랄걸. 수면술사로서 완전히 각성했어. 벌써 자기 오빠의 3학년 시절을 뛰어넘었다는 말도 있던데.” “그 정도예요?” 시몬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메리다가 판타서스 선배님을…….’ “메리다.” 제인이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제야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둥실거리던 그녀가 눈을 떴다. 눈동자에 복잡한 색채의 빛깔이 일렁이고 있었다. “아.” 그녀는 뒤늦게 상황을 깨우친 듯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자리에 앉았다. 물론 자리에 앉자마자 가져온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갔지만 말이다. “네, 마지막으로 전체 1위. 키젠 전체 수석.” 한숨이 늘었던 제인이지만, 이 이름을 부를 때 만큼은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시몬 폴렌티아입니다.” 곳곳에서 환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물론 몇몇 학생들은 불만 가득한 눈으로 시몬을 노려보고 있었다. “배신의 군단장이 1위? 당연한 결과네. 군단장의 힘을 쓰면 뭐든 쉬웠을 테니까.” “그건 아니래. 수업은 자기 힘만으로 했다는데?” “또 띄워주기 여론이겠지. 여론은 시몬의 편이잖아.” 여러 오해나 혼란도 있는 듯했지만, 시몬은 자신이 바로잡고 나아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학생회장 코트를 한 차례 턴 시몬이 한결 마음을 다잡고 있는 그때. 역시이이! 딕이 경직된 분위기를 깨겠다는 일념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우렁차게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그제야 뒤에서도 호응하듯 더 큰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학생회 멤버들도, 시몬과 친하게 지낸 구 Top10들도, A반 출신들과 저 멀리 카쟌과 에이젤도 자리에서 일어나 수석에게 박수를 보냈다. 시몬은 모두에게 재차 인사하며 뭉클한 마음을 다잡았다. 군단장으로서의 첫 학교생활. 변함없이 응원해 주는 사람이 더 많았다. * * * 같은 시각. 로체스트 선착장. 평화로웠던 선착장에 보고받지 않은 배가 들어오며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그리 크지 않은 범선 한 척이 도착하고, 항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절그럭. 절그럭. 거대한 뭔가를 짊어지고 있는 거구의 남자가 로크섬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고생 많았습니다.” 마중 나온 본부 직원이 고개를 숙였다. 항구에서 등장한 그의 붉은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 “개학식은?” “이제 거의 다 끝났을 겁니다.” 잠시 우두커니 있던 남자가 원래 가려던 곳에서 방향을 틀었다. “갈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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