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11화 탈로크는 생각보다 금방 붙잡혔다. “이거 놔! 놔보라고!” 술 냄새를 풀풀 풍기는 탈로크가 수련자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끌려왔다. 팔다리를 격렬히 흔들며 저항하는 바람에 수련자 한 명이 턱을 맞아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탈로크 형제, 얌전히 있어주십시오.” 기척 없이 뒤로 돌아온 아리우스가 손끝에 신성을 일으켜 탈로크의 뒷목을 꾹 눌렀다. 그러자 탈로크의 다리 힘이 풀리며 풀썩 쓰러졌다. 탈로크가 이를 갈며 아리우스를 노려보았다. “너 이 새끼! 내 몸에 무슨 짓거리를……!” “그런 행동은 집행자들을 더 자극할 뿐입니다.” 그렇게 제압된 탈로크가 두 성녀의 집행자 앞에 무릎 꿇려졌다. 탈로크는 여전히 술기운이 남아 있는 듯 붉은 얼굴로 허억 허억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이내 두 성녀의 집행자 중 여자로 보이는 자가 손에 든 두루마리를 펼쳤다. 촤르륵! 두루마리를 펼치는 즉시 강렬한 신성이 주위로 퍼져 나갔다. [아록의 주인이자, 영원의 성녀 아스페리아 님의 말씀이시다.] 그러자 모든 수련자들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이내 성녀의 집행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록에 기생하는 자, 탈로크는 아록 내부를 훔쳐보려 했으며 허가 없이 아록에 들어오려 길을 찾고 있었다.] 그 말에 탈로크의 얼굴에서 술기운이 가신 듯 하얗게 질려갔다. 다른 수련자들도 웅성거리며 탈로크를 바라보았다. [나 아록의 주인 아스페리아는 그런 기생자에게 판결을 내리겠다.] 이내 여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사형.] 푸우우우우욱! 그 순간 벌어진 일에 수련자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지면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가시가 탈로크의 등을 꿰뚫은 것이다. 두 팔을 늘어뜨린 탈로크의 몸이 힘없이 밀려 올라가,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마치 모두의 앞에서 그의 죄를 보이듯. “아…….” 탈로크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뒤이어 그를 꿰뚫은 가시가 지면으로 되돌아가고, 탈로크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땅에 쓰러졌다. “…….” “…….” 바닥에 엎드려 있는 수련자들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비명을 지르지도 못했다. 그 어떤 반응도 절대권력인 아스페리아의 명령에 반하는 것으로 보일 여지가 있기에, 꿈틀하지도 못하고 그저 그 자리에 고개를 조아리며 몸을 떨 뿐이었다. 덜덜. 차분하고 냉정한 아리우스조차 몸의 떨림을 주체하지 못했다. 쓰러진 탈로크의 몸에서 흥건한 피 웅덩이가 퍼져 나갔고, 그 핏물이 이제 아리우스의 무릎에 닿아 도복을 적시고 있었다. 모두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두 성녀의 집행자는 당연한 일을 했다는 듯 두루마리를 접고 몸을 돌렸다. “비트라 벤 라우스.” 그렇게 돌아가려는 두 집행자의 앞을, 당혹스럽게도 한 소년이 가로막았다.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드러난 그의 고고한 눈빛이 집행자들을 향했다. “성녀의 집행자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수련자들 모두가 기겁한 얼굴로 눈을 부릅떴다. 퍼뜩 고개를 든 아리우스가 얼른 돌아오는 듯 손짓했지만 소년은 멈추지 않았다. [비켜라.] 성녀의 집행자들이 신성을 일으키며 경고했지만, 시몬의 움직임에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개등(開燈)> 화아아아아아악! 시몬의 몸에서부터 극도로 순수한 신성이 뿜어져 나왔다. 태양과도 같은 압도적인 기세와 순백의 힘에, 금방이라도 시몬을 공격하려던 성녀의 집행자들이 움찔하며 동작을 멈추었다. 아록의 주민이든, 성녀의 집행자든, 결국 근본은 모두가 신성 사용자. 지역 간의 상하관계와 신분의 차이를 신성으로 모조리 깨부수며, 마치 동등하다는 듯 고개를 치켜든 시몬이 눈을 빛냈다. “우리는 하늘섬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영원의 성녀, 아스페리아 님을 뵙고자 합니다.” 성녀의 집행자 중 여성 쪽이 공격을 위해 손끝을 슬며시 들어 올리는 그때, 남자가 팔을 펼쳐서 동료의 움직임을 막으며 말했다. [이유를 고하라.] 수련자들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아록인 외의 인간은 벌레 보듯 하던 저 오만한 성녀의 집행자들이, 허름한 수련자 도복을 입은 소년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부터가 놀라운 파격이었다. “성녀께 성물을 진상하기 위함입니다.” 시몬이 태연히 답했다. “그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냈는데, 저희 서신을 가진 전령이 성녀께 닿지 못하고 아록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죽었습니다. 혹시 이유를 아시는지요?” [성물인가.] 성녀의 집행자는 전령의 죽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그저 성물이라는 단어에만 반응했다. [그 종류를 고하라.] “그러지.” 하늘에서 태양광이 번쩍이더니, 이번엔 회색 머리의 소년이 굉음을 일으키며 내려왔다. 쿠우우우우우우우우웅! 주위가 크게 한 차례 들썩이며 땅이 쩍쩍 갈라졌다. 뿌옇게 올라온 흙먼지 때문에 성녀의 집행자들이 인상을 쓰고 있는 그때, 신의 손 모제가 몸을 일으키며 옆을 가리켰다. “대성물 ‘엘사이르의 영종’이다.” 키링, 키리리링. 그것은 여러 금속을 끈에 매달아 만든 악기처럼 보인다. 모제가 오른손을 그 악기에 대고 가볍게 옆으로 금속을 건들며 지나가자 팅- 팅- 팅- 하는 소리와 함께 주위에 강렬한 신성이 퍼져 나간다. 마치 천국에서 연주한 듯한 황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위대한 성물을 아스페리아 성녀께서 활용하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신의 뜻 아니겠는가.” […….]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던 성녀의 집행자가 입을 열었다. [좋다. 우리가 성녀께 가져가겠다.] “아니, 그건 안 될 말이지.” 모제가 성큼성큼 걸어와 성녀의 집행자의 앞에 섰다. “우리는 ‘성물의 운반자’들이다. 성물의 인도는 반드시 당사자에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게 하늘섬의 지침이며, 위대한 여신의 뜻.” 모제의 눈빛이 공격적으로 번들거렸다. “우리가 직접 운반하여 성녀님의 손에 성물을 안겨 드린 뒤에 교황 성하께 보고하겠다.” […….] 성녀의 집행자와 모제의 눈빛이 한 차례 맞붙었다. 당장에라도 충돌할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수련자들 모두 긴장하다 못해 피 말리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너희 뜻을 성녀께 보고하도록 하겠다.] 성녀의 집행자들은 그 말만 남긴 채 모제와 시몬을 지나쳐 걸어갔다. 모제는 돌아보며 어깨를 으쓱했고, 시몬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성녀의 집행자들이 빛과 함께 하늘을 날아 호수를 지나 아록을 향해 사라져 갔다. 모제가 시몬의 옆으로 걸어와 귓속말로 말을 걸었다. “정말 잘하셨습니다, 성자님. 그런데 저들이 올까요?” “분명히 올 거야.” 시몬이 차분히 답했다. “성물을 받지 않을 명분이 없으니까. 거절하면 하늘섬의 의심을 사겠지.” 우우우웅! 한편 하미엘은 가슴이 관통당한 탈로크 앞에 무릎을 꿇고 치유마법을 펼치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희미하게 빛이 일렁였고, 힘에 부치는 듯 숨을 헐떡였다. 주변의 수련자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와 만류했다. “자매님! 탈로크 형제님은 영원의 성녀께서 사형선고를 내린 인물입니다! 그를 살리면 성녀님의 노여움을 살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하미엘이 입술을 짓씹으며 수련자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아록에서 영구추방인 건 마찬가지잖아요. 살려서 내보내든 죽여서 내보내든 무슨 상관인데요!” “하지만!” “도와주지 않을 거라면 방해라도 하지 마세요!” 표독한 하미엘의 말에 수련자들이 입을 다물었다. 몇몇 수련자들은 탈로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다가도, 괜히 성녀의 집행자들이 돌아올까 두려워 아록 쪽을 응시하며 불안에 떨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진 아리우스가 하미엘의 맞은편에 꿇어앉아 두 손을 내밀었다. 시몬도 합류했고, 몇몇 수련자들도 탈로크의 치유에 힘을 보탰다. 너무나도 긴 아침이었다. * * * 그날 오후. 성녀의 집행자의 등장으로 소란이 있고 난 뒤, 시몬과 아리우스는 수련호수에 들어와 수련을 시작했다. 다만 이번 수련은 아리우스의 제안에 따라 다소 이색 수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부우우우우우웅! 바로 맨손 대련. 얕은 호수에 물보라를 튀기며,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 아래에서 두 사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맞붙었다. 촤악! 아리우스의 손바닥이 시몬의 얼굴 앞으로 스치듯 지나갔다. 시몬은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 그 공격을 피해냈다. 부웅! 붕! 아리우스는 주먹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의 손바닥이 연달아 쇄도하여 시몬을 몰아붙였고, 뒤로 물러나던 시몬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이 사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다. 일개 수련자로 있을 실력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시몬이 뒤로 몰려 언덕 끝에 등이 닿았고, 다급히 몸을 아래로 내렸다. 후콰아아악! 즉시 아리우스의 손바닥이 시몬의 머리 위를 강타했다. 돌 파편이 튀고 언덕에 큼지막한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 “후읍!” 이번엔 시몬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주먹을 내질렀다. 타닥! 탁! 타닥! 탁! 시몬의 공격을 손목을 적절하게 툭툭 쳐내거나 손목을 직접 붙잡는 것으로 받아내는 아리우스의 모습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순간적으로 허리를 돌린 시몬이 강렬한 발차기를 날렸다. 부아아아아앙! 아리우스는 두 손목을 교차해 방어 자세를 취하며 발을 받아냈고, 주위에 커다랗게 물보라가 일어났다.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시몬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전력을 다하는 건 아니었지만, 하늘섬의 에프넬에 올라가서도 성투로는 누굴 상대하든 쉽게 승기를 잡던 시몬이었다. 이것이 수련자의 정상이란 말인가. 텁! 그때 아리우스가 시몬의 다리를 순간적으로 붙잡아 날려 버렸다. 이번엔 아리우스가 크게 날아올라 손등을 내려쳤고, 급히 호숫가에 착지한 시몬이 방어 자세를 취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압도적인 힘이 시몬의 팔을 타고 지나갔다 호수물이 주위로 크게 넘쳤다. ‘대단해.’ 시몬이 마음속으로 연신 감탄을 하고 있는 사이. ‘……무섭다!’ 아리우스는 사실 공포에 질려 있었다. 성투에는 자신 있었다. 수련자가 되기 전에는 최전방에서 활약하던 프리스트 군관 출신이었으니까. 그런데 자신의 어떤 공격을 퍼부어도 자유자재로 막아내는 시몬의 모습은 결코 신입의 수준이 아니었다. ‘정체가 뭐지? 고위급 팔라딘이 위장이라도 하고 들어온 건가?’ 두 사람은 서로에게 속으로 감탄하며 공격을 퍼부어댔다. 투콱! 팍! 호수물이 요동치고, 튀어 오른 물방울이 땀을 식힌다. 어느새 수련을 하던 수련자들도 모두 두 사람의 대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아리우스가 신성 아공간을 열더니 하얀 목봉을 꺼내 들어 붕붕 돌렸다. 시몬도 씩 웃으며 목에 매고 있던 신성 아공간을 열어 신수 하양이와 까망이를 꺼냈다. “물론이죠.” 시몬의 신성을 한입 베어 먹은 두 고양이가 변신하더니 둥근 무기 ‘차크람’의 형태로 바뀌어 시몬의 양손에 잡혔다. 두 남자는 다시 한번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까아아아앙! 터어어엉! 치고받던 두 사람의 결전은 그렇게 날이 저문 뒤에야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 * * ‘개운하다.’ 시몬이 기지개를 쭉 켜며 웃었다. 그의 미소에는 여유가 배어 있었다. “…….” 반면 다소 뺨이 붉게 부풀어 오른 아리우스가 스스로에게 치유마법을 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승패가 없는 대련이라지만, 그래도 그 후 조치에서 승패가 보이는 듯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시온 형제님.” “아리우스 형제님도요.” 시몬이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지었다. “동작에 다소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던데, 탈로크 형제님 문제 때문이죠?” 아리우스가 움찔하더니 이내 고개를 숙였다. “……아스페리아 성녀님의 뜻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의 말에는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아리우스는 탈로크를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정말로 성녀의 집행자들이 그를 처형하길 바랐던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나마 목숨은 건져서 다행이었다. “사실 오늘, 지금까지 내가 해온 정신 수련이 제대로 된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감정이 그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 “평정과 마음의 평화야말로 극진의 궁극이라 믿었건만, 탈로크 형제가 당했을 때 저는 그저 분노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하미엘 자매님이 탈로크 형제를 치료할 때도, 저는 초조함을 느꼈습니다.” “초조했다구요?” 아리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탈로크 형제를 살렸다가 성녀님의 분노를 사서 이곳에서 쫓겨난다면 지난 모든 세월이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게 두려워서…… 동료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바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시몬이 팔짱을 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리우스 형제님은 아록에 가고 싶은가요? 1년에 한두 명 정도만 간다면서요.” “……예.” 그가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번뇌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게 잘못된 일입니까?” 평소 시몬을 동생처럼 대하며 타이르려고 했던 이전의 아리우스와는 사뭇 다른 모습.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며 이야기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그의 마음이 많이 흔들렸거나, 혹은 그만큼 시몬을 인정한 것일지도 몰랐다. 시몬이 잠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쏴아아아아아아! 쏟아지는 폭포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어깨동무를 한 채 걸어가는 수련자들, 신수들에게 물을 먹이며 뛰어오는 수련자, 숲에서 몰래 고기를 먹고 배를 두들기는 수련자, 오늘의 훈련에 만족하며 다음 훈련을 준비하는 수련자의 모습이 보인다. “행복이란 게 그렇게 거창한 걸까요?” “예?” “이 아름다운 환경에서 수련하고, 형제자매들과 웃고 울고, 가끔은 슬퍼하고, 가끔은 기뻐하고, 이런 모든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순 없는 걸까요?” 아리우스가 냉정히 고개를 저었다. “삶은 고통입니다, 형제님. 그래서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고, 고통을 견딘 끝에 행복에 닿으려는 거지요.” 그가 돌바닥에 털썩 누워 두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가 받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저는 늘 악몽에 시달립니다. 과거의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고, 후회하고, 머리를 바닥에 처박고 울부짖습니다. 반드시, 반드시 아록에 들어가 이 모든 번뇌를 이겨내고 행복해질 겁니다.” 시몬은 그를 바라보다가 머리를 한 차례 쓸어내린 뒤 등을 돌렸다. * * * 같은 시각. 아록 내부, 영원의 궁전. “…….” 아름다운 베일이 휘날리는 황홀한 빛의 목욕탕. 그곳에 등을 보인 채 몸을 담그고 있는 여성이 있었다. 성녀의 집행자 두 명이 엎드린 채 이야기했다. “흠.” 여성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성물, 그리고 순수한 신성을 가진 운반자.” 옆으로 보이는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꼭 만나보고 싶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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