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49화 공원 벤치에 태연히 앉아 있는 아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근처 매점에서 산 듯한 딸기 주스를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보 교수님!” “그래, 어서 오렴.” “안 그래도 교수님을 찾아뵈려고 했는데, 잠깐만요.” 시몬이 교복 재킷 안주머니를 뒤적거리다가 피가 든 주사기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천년향에서 위급할 때 쓰라고 주신 건데, 쓸 타이밍이 없었네요. 반납하러 왔습니다.” “계속 가지고 있으렴.” 아보가 태연히 웃었다. “꼭 천년향이 아니더라도 위급한 상황이라면 또 사용할 때가 올 테니.” “음, 알겠습니다.” 시몬이 주사기를 챙겨 넣었다. 한 차례 쪽쪽 주스를 맛을 본 아보가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면서 카미바레즈 학생에게 들었겠지만, 나는 타인의 피를 카피할 수 있단다.” 아보가 주스잔을 내려놓았다. “혈류학관에 네 SM-1 혈액 샘플이 남아 있어서, 그걸 카피해서 ‘친위대’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지 연구해 봤단다. 결과도 나왔지.” 타인의 피를 무단으로 연구하고도 사과는커녕 당연하다는 듯이 ‘결과를 만들어냈으니 됐지?’라고 말하는, 아주 전형적인 네크로맨서스러운 사고방식이었다. 시몬도 딱히 문제 삼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인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결과물이…… 이거죠?” 쌔애애애애애앵! 아보의 호문쿨루스 하나가 에메랄드빛 섬광을 일으킨 채 엄청난 속도로 시몬과 카미바레즈의 옆을 지나갔다. 카미바레즈가 ‘앗!’ 하며 흔들리는 머리카락과 교복 스커트를 붙잡고 몸을 움츠렸다. “그래, 이번 친위대 개선안은 기존 방식을 넘어서, 조금 더 출력과 속도의 증강을 추구했단다.” 아보가 설명하는 사이, 친위대 상태의 호문쿨루스들이 엄청난 속도로 나타나 바퀴 달린 칠판들을 척척 내려놓고 떠났다. 칠판에는 복잡한 수식과 회로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특히 친위대가 1학년 수준의 단순한 수식을 기반으로 작성됐었다면, 이번 결과물은 네 실력을 믿고 조금 더 전문적이고 어려운 최신 수식들을 포함시켰단다. 기존의 ‘화혈’을 이용한 친위대 가속도 정상적으로 쓸 수 있으니 ‘베히모스 전함’과 ‘스컬윙 강습대’의 연계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지.” “오!” 시몬은 흥미를 느끼며 칠판의 내용을 바라보았다. 전부 어려운 브린어로 쓰여 있었는데, 확실히 불필요한 수식들이 많이 생략되고, 피와 칠흑의 전달력을 극대화한 게 눈에 들어왔다. 다만 브린어 중에서는 아직 이해 못 하는 부분도 있었다. 조금 더 이 수식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었다. ‘임펠라투스 콤펠로를 써서 들여다보고 싶…… 아, 안 되지.’ 시몬이 고개를 휙휙 젓고 다시 수식을 살피는 동안, 아보의 설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실 출력 자체는 지금도 충분하고, 가장 큰 문제는 친위대의 ‘피해 공유 효과’겠지?” “네.” 시몬은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브리만티아와의 전투를 떠올렸다. 그녀는 인질을 보호하려는 친위대를 공격해서, 피해 공유 효과로 자신에게 상처를 발생시켰었다. 지금까지는 컨트롤이 자신이 있기에 어떻게든 친위대를 공격에 맞지 않게 하면서 싸워오거나, 아니면 공격당하기 직전에 친위대를 해체하는 그야말로 극한의 컨트롤로 버텨왔다. 하지만 이번 브리만티아와의 전투를 계기로, 앞으로의 있을 전투에서는 이 약점을 반드시 보완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친위대의 위력을 유지한 채, 피해 공유 효과만 제거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단다. 네가 가진 SM-1 혈액의 성질이자 근본적인 특성이니까.” “음, 아쉽네요.” “하지만!” 그때 친위대 마법을 발현 중이던 아보가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친위대의 시전자임을 상징하는, 머리에 희미하게 일렁이고 있는 에메랄드빛 월계관을 손을 붙잡더니― 툭. 그것을 벗어서 옆에 있는 다른 호문쿨루스에게 넘겨주었다. “다른 방법으로 피해 공유 효과를 우회할 수는 있단다.” “?!” 시몬이 ‘내가 뭘 본 거지?’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아까부터 계속 달리던 아보의 다른 호문쿨루스가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근처 건물에 충돌하고 말았다. 터어어어어엉! 그리고 피해 공유 효과를 받아, 방금 관을 씌운 호문쿨루스가 뒤로 날아가 자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멀쩡히 피해 공유 효과를 회피한 아보가 ‘어때?’라는 듯이 두 팔을 펼치며 미소 지었다. “바로 이렇게.” “피해 공유의 효과를 다른 대상에 옮기는 거군요!” 시몬이 손뼉을 짝 쳤다. “그렇다면 적에게 피해 공유 효과를 걸고, 친위대를 자폭시키는 방식도 가능한가요?” “하하! 바로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구나! 하지만 애석하게도 불가능하단다.” 아보가 자신의 앞으로 고개를 내민 또 다른 호문쿨루스에게 면류관을 씌우며 말을 이었다. “SM-1 혈액을 가진 대상, 즉 술사 자신만 가능하지.” 시몬의 표정이 해괴하게 변했다. “그럼 설마 저도 호문쿨루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하하,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호문쿨루스는 하루 이틀 걸려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끈기와 테크닉의 산물이지. 내가 대신 준비를 해준다고 해도, 시몬 학생이 자신의 호문쿨루스를 만들려면 몇 년은 걸릴 거란다. 그러니.” 처억! 아보가 바로 옆의 칠판을 가리켰다. “네 피를 주입하고, 살점을 배양해서, 친위대 효과를 옮길 ‘분신’을 만드는 방법을 추천하마.” “……그게 가능할까요?” 뭘 그런 걸 묻느냐는 듯 아보가 눈을 깜빡였다. “7군단에는 살점 언데드, 어보미네이션 기반의 에이션트 언데드가 있는 걸로 아는데.” “아.” 알라제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아보가 분필을 들고 빠르게 그림을 그려 나갔다. “내 연구대로 한다면 이렇게 작은 공 크기의 어보미네이션이 될 텐데, 이 녀석 하나가 네 몸에 가해질 피해를 대신 받아주다가 터져 버릴 거다. 본래는 죽음에 이를 치명상도, 이 녀석 하나가 터지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지.” “대단하네요!” 시몬이 감탄했다. 카미바레즈도 손뼉을 짝짝 치며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저도 시몬이 상처 입지 않게 되어서 기뻐요!” “자, 그럼 여기에 마지막으로…….” 쓱쓱. 아보가 분필을 움직인 뒤 시몬을 보았다. “이 분신들도 다 터지면 친위대를 해체할 건지, 아니면 본체인 네게 피해를 전이할 건지 정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니?” 시몬은 이 물음에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흑마법이 끊기지 않고 제게 피해가 넘어오도록 세팅 부탁드립니다.” 아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시몬은 아보를 알라제와 만나게 해주었다. 에이션트 언데드와 젊은 키젠 교수의 만남이었지만, 의외로 대화가 잘 통했고 곧바로 시몬이 친위대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분신형 어보미네이션 제작에 들어갔다. 시몬 역시 새로운 친위대 마법을 준비하면서, 남는 시간은 마누스와 ‘검’에 대해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합숙훈련의 잔여 기간이 모두 끝났다. 학생들은 오랜만에 주말 동안 푹 쉴 수 있었고, 그렇게 그 휴식이 모두 끝난 이른 아침. -3학년 전 인원, 대강당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캠퍼스 전체에 제인의 방송이 울려 퍼졌다. 간만에 주말 동안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낸 3학년들이 웅성거리며 대강당에 모여들었다. 다들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잡담을 떠들며 기다리고 있는데. 또각 또각. 곧 반듯한 정장 차림의 제인이 교단 앞으로 걸어 나왔다. “합숙훈련을 끝마치느라 대단히 고생했습니다.” 그녀가 확성 수정구를 붙잡고 말했다. 이어지는 제인의 설명에 따르면, 놀랍게도 합숙훈련 때 탈락자는 딱 한 명뿐이었다. 모두가 크게 손뼉을 치며 성과에 환호했다. “천년향 합숙보다 로크섬에서의 합숙이 더 빡셌다고 들었는데. 다들 악착같이 살아남았네.” “내 동기들이지만 대단해.” “주목하세요.” 제인이 다시 시선을 집중시켰다. “합숙훈련은 훈련일 뿐이니 들뜰 필요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실전에 들어가도록 하죠.” 조교들이 드르륵 소리를 내며 뒤로 뒤집어둔 바퀴 달린 칠판을 가지고 왔다. 학생들은 왜 칠판을 뒤집어두었는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젠 마지막 학기의 주제가 뭔지 기억나나요?” “‘기여’입니다!” 학생들이 입을 맞춰 소리쳤다. 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기여 과제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될 겁니다. 첫 시작은 가볍게 진행해보죠.” 가볍게 진행한다고 말했지만, 지난 2년 반 동안의 불신 때문인지 학생들은 전혀 믿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제인을 바라보았다. 제인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서류를 들었다. “첫 번째 과제는 팀플레이입니다.” 오오-! 마침 3학년 전체가 무사히 합숙을 통과하고 분위기가 좋을 때, 팀과제가 나왔다. “아직 세상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한 학생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특별히 첫 번째 과제는 학교에서 ‘주제’를 제시해 줄 겁니다.” 주제를 제시해 준다고? 시몬이 몸을 조금 더 앞으로 내밀며 집중했다. “여러분은 자유롭게 팀을 이루어, 제시된 주제에 대한 기여를 수행하면 됩니다.” 이야기를 듣던 딕이 손뼉을 짝 쳤다. “쉽구만 쉬워.” “……평민 너 조용히 좀 해, 괜히 나불댔다가 큰코다치지 말구.” 메이린이 팔짱을 끼며 핀잔을 주었다. 딕은 귀를 후비적거리는 시늉으로 응수했다. “주제는 총 30개이며, 최근 합숙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먼저 주제를 선점할 권리가 주어집니다. 한 주제당 최소 4명 이상의 학생이 합류해야 합니다.” “형님!” 딕이 즉시 메이린 너머에 있는 시몬에게 몸을 날려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 깜짝 놀란 메이린이 딕의 등짝을 찰싹 때렸다. “자신이 선점한 주제에 참가하지 않고 다른 학생에게 주제를 양도하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큰 맥락은 이 정도군요. 그럼, 이번 과제에 대한 세 가지 주의 사항을 설명하겠습니다.” 제인이 세 손가락을 쭉 펼쳤다. “첫째, 키젠의 평가 기준은 주제를 ‘해결’하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주제는 주제일 뿐, 그 주제에 맞추어 세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평가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그녀가 예시로 가져온 카드를 학생들에게 보였다. 그 카드에는 ‘질병’이라고 적혀 있었다. “질병이라는 주제를 받은 두 학생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A학생은 돌림병에 걸린 한 사람을 오랫동안 돌보고 간호해서 병을 직접 낫게 했습니다. 반면 B학생은 타인의 병을 낫게 하진 못했지만, 다른 도시 사람들에게 병에 대해 알리고 도시 간 이동을 차단해 병의 확산을 저지했습니다. 이 경우 B학생이 세상에 대한 기여가 더 크다고 판단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겁니다.” 오오……! 곳곳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카미바레즈가 박쥐 날개를 파닥거렸다. “뭔가 심플하면서도 오묘한 과제네요!” 시몬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아.” 학생들이 저마다 속닥거리는 동안, 제인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두 번째. 팀 과제의 특성상, 당연히 팀워크와 팀 멤버 간의 역할도 따져볼 겁니다. 질병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의 재료를 혼자서 꾸준히 조달해 온 학생의 경우, 질병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주지 않았더라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될 겁니다.” 이건 당연한 거지! 딕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마지막 세 번째.” 제인의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팀원의 숫자, 그리고 팀원의 구성에 따라 과제 합격에 필요한 기여의 크기가 달라질 겁니다. 4명의 팀과 20명의 팀이 있을 때, 당연히 20명 팀의 기여의 성과가 훨씬 더 커야 합니다. 팀원 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인이 몇몇 학생들을 가만히 보았다. “이 내용은 학기 초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스스로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다면 그만큼 더 많은 성과를 성취해야겠죠.” “그, 그렇다면……!” 당황한 반장 제이미가 손을 드는 것도 잊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영향력이 아주아주 큰 학생들 다수가 팀에 합류한다면…….” “네.” 제인이 미소 지었다. “질병 주제를 예를 들면, 질병을 낫게 하거나 도시 간의 왕래를 차단하는 정도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겠죠. 신약을 개발해 병을 정복하는 기여 정도는 되어야 할 겁니다.” 커다란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딕이 슬그머니 시몬의 손을 놓으며 흠흠 헛기침을 했다. “시몬, 내가 지난 2년 반 동안 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점을 반성한다. 이번 과제는 혼자 독립해 보는 것도……!” “넌 진짜 양심도 없지!” 메이린이 와악 화를 냈고 농담인 걸 알고 있던 시몬과 카미바레즈는 큭큭 웃었다. ‘그건 그렇고 재밌네.’ 시몬이 천천히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근처에 있던 학생들이 쓱 하고 고개를 낮추거나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은 늘 선택받거나 초대받는 입장이었는데, 이런 반응은 또 오랜만이었다. 그 와중에 헥토르 무어나 쥴 빈체레, 샤텔 마에르 같은 학생들은 시몬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했다. 시몬은 기분 좋게 웃으며 다시 제인을 바라보았다. “그럼 주제 선정을 시작하겠습니다.” 제인이 성적표를 펼쳐 들며 말을 이었다. “합숙훈련을 가장 처음으로 통과한 시몬 폴렌티아 학생, 앞으로.” 시몬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단으로 걸어 나왔다. 대강당 전체가 쥐 죽은 듯한 침묵이 일어났다. 대부분 시몬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딴청을 피우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언데드 군대에, 자기 영역까지 있는 7군단장이랑 같은 팀이 되면 대체 얼마나 큰 성과를 내야 하는 거야?” “진짜.” 동기들의 심정도 이해가 됐다. 시몬은 태연히 걸어서 강단으로 걸어갔고, 그사이 조교들이 큰 칠판을 뒤집어 시몬에게 보이도록 했다. <기아> <가뭄> <불안> <증오> <혹한> <빈곤> <폭정> ……. ……. 칠판 위에 여러 주제들이 가득했다. 시몬은 그것을 보며 가만히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스으- 시몬이 뒤를 돌아보았다. 시몬이 어떤 주제를 고를지 궁금해서 고개를 내밀고 있던 학생들이 즉시 익은 벼처럼 급히 고개를 숙이거나 딴청을 피우며 시선을 회피했다. 그 순간 시몬이 천천히 팔을 들어- 누군가를 가리켰다. “응?” “뭐야? 뭐야?” 모두의 시선이 시몬의 손끝으로 쏠렸다. 그가 가리킨 대상은 다름 아닌 ‘헥토르 무어’였다. 그리고 다시 시몬의 손이 움직여 다음 사람을 지목했다. 그다음으로 가리킨 대상은 ‘메리다 휴 이켈’이었다. “같이 가자.” 그 폭탄선언에- 장내가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재미있군, 시몬 폴렌티아!” 헥토르가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당당히 일어났고. “으응.” 졸린 눈의 메리다도 공중으로 떠오르며 수락하겠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웅성 웅성 웅성 웅성! 대강당이 순식간에 충격과 혼란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진짜로?” “군단장 셋이서 같은 팀이야? 뭘 하려고 저러지?” 이내 시몬이 주제를 선택했다. “교수님, 이걸로 하겠습니다.” 제인이 깊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몬이 그것을 들고 모두에게 보였다. <불안> 시몬이 선택한 이번에 세계에 기여하기 위한 주제는 바로 ‘불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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