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411화 시몬과 세르네에게 말을 건 남자는, 자신을 마을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행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는 달리 생동감이 있었는데, 마치 류운을 보는 것처럼 유쾌하고 장난기도 있었다. 그는 인적이 드문 건물 뒤편에 시몬과 세르네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천년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오셨지요?” 그 말에 시몬과 세르네가 흠칫했다. 시몬이 경계하며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아셨죠?” “굳이 저들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천년향인일 리가 없으니 말이오.” 행상이 어깨를 으쓱하며, 저 멀리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눈으로 훑었다. “저들은 세월에 잠식된 자들이오. 영겁의 세월을 맨정신으로 계속 견딜 용기가 없어서, 모든 생각을 포기한 채 물레바퀴처럼 ‘현재’만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현재만을 살아가는 사람…….’ 시몬이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세르네가 행상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아저씨는 멀쩡하시네요?” “아저……. 크흠! 나야 마을 몇 곳을 돌아다니는 행상이니 그렇소. 한곳에 정착한 사람보다 나같이 떠도는 사람이 세월에 잠식되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만 하는 게 아니니까 말이오.” 행상이 턱을 슥슥 쓸며 말을 이었다. “사실 이 마을 전체가 세월에 먹힌 지 한참 됐소. 일하러 올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을 아시오? 그나마 류운 그놈이 나를 반겨주고, 다른 마을 이야기해 달라고 졸라대니 그 녀석 보는 맛이라도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시몬과 세르네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류운에 대한 소식은 혹시 들으셨나요?” “마을 밖을 싸돌아다니다가 금군에게 잡혀갔다면서.” 행상이 한숨을 푹 쉬었다. “류운 고놈 고거, 세월에 잠식되지 않으려고 온갖 미친 짓은 다 하고 다니던 놈이오. 그래도 내가 마을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이번 일은 제 책임도 있습니다.” 시몬이 입을 열었다. “류운을 만나고 싶은데, 혹시 왕도로 가는 방법을 알고 계산가요?” “외부인이 왕도를? 류운과는 무슨 사이길래 그러시오.” 시몬이 류운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그 설명을 들은 행상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가히 세계를 뛰어넘은 우정이로군!” 제 무릎을 탁 하고 때린 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힘주어 말했다. “류운을 구하는 일이라면야, 내 천년향의 왕도까지 가는 길을 안내해 주겠소!” 시몬은 속으로 환호했지만, 세르네는 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은 듯 고개를 갸웃했다. “어머나, 쉽게 받아들여서 당혹스럽네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행상 아저씨는 정해진 마을만 돌아다닐 수 있는 것 같은데, 왕도까지 가면 류운처럼 지역 이탈죄로 잡히는 것 아닌가요?” “마침 때가 좋소.” 행상이 두 팔을 활짝 펼쳤다. “한 달 조금 뒤에 100년에 한 번 있는 ‘천도제’가 열리오! 왕도로 온갖 제물들이 몰려들지! 나 또한 행상으로서 각 마을의 물건을 왕도로 옮겨야 하니 겸사겸사 안내하겠소.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부터가 본론이라는 듯 그가 목소리를 낮추며 속닥거렸다. “당신들과 함께라면 지루하지 않을 것 같거든! 세월에 잠식되지 않는 방법은, 자극적이고 도전적인 일들을 하는 게지!” “……왜 행상 아저씨만 멀쩡한지 알겠네요.” 세르네가 피식 웃었다. “그보다 같이 일할 거면 통성명부터 해야 하지 않겠소. 나는 세 개의 마을을 돌며 물건을 사고파는 행상, 진해요!” 이에 시몬과 세르네도 자신을 소개했다. 사람의 심리에 능한 세르네가 이 사람은 적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기에, 둘은 자신들의 소속, 이 세계에 들어온 이유, 그 밖의 사정들을 이야기하고 행상 진해에게 정식으로 도움을 구했다. 진해는 너무나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를 들었다. “노, 놀랍군!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두 분은 세계를 무너뜨리고 다니는 사악한 집단을 쫓고 있고, 그 집단이 지금 전하께 접근하려 한다는 게 아니오! 내가 맞게 이해한 것이오?” “맞습니다.” 스읍- 하아아아-! 행상이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내쉬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천 년 가까이 썩어가던 내 뇌가 완전히 새로운 지식으로 불끈불끈 자극되는군! 수명이 50년은 더 늘어난 기분이오!” 어쩐지 류운과 비슷한 반응이었다. 시몬이 무안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받았다. “수명이 늘어요? 영원히 사시잖아요.” “나는 세월에 잠식되는 것이야말로 천년향에서의 죽음이라고 생각하오. 아무튼, 준비하겠소! 일을 돕지는 못해도 왕도로 향하는 길만큼은 책임지리다!” 행상 진해와의 동행이 결정되었다. 진해 또한 이곳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짐을 챙겨야 하니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게 3시간 뒤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때 진해가 시몬의 옷자락을 가리켰다. “그런데, 왕도로 갈 생각이라면 그 차림부터 손봐야 하지 않겠소?” “!” 시몬과 세르네가 고개를 내렸다. 어느새 이곳 사람처럼 분장했던 환상마법이 지직거리며 깨져가고 있었다. 세르네가 입맛을 다셨다. “흐음- 우리 세계의 마나가 아니라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면 환상이 깨지네요. 보완할 방법을 찾아볼게요.” “어쩔 수 없는 문제인가 봐.” 당연하듯이 하던 호흡법도 이 세계에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으니, 환상마법도 기존의 방식이 아닌 더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시몬의 파멸의 대검도 그렇고, 세르네의 이능도 그렇고, 네크로맨서 가지고 있는 힘들이 모든 세계에서 100% 효율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 점을 적응시키기 위해 키젠에서 합숙지로 천년향을 선택했으리라. 어차피 들켜 버렸으니 세르네가 손가락을 튕겼고, 두 사람의 몸이 로브를 입은 본래 모습과 얼굴로 되돌아왔다. 행상이 화들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도, 도깨비 요술인가!” “호호, 그냥 마법이에요.” “신기하군! 어쨌든 그 요술 옷을 계속 입을 게 아니라면, 이 옆에 포목점에서 의상을 구매하는 게 좋겠소.” 진해는 옷값으로 지불하라며 약초 꾸러미를 건네주었다. 시몬이 나중에 왕도에 도착하면 값을 치르겠다고 말했지만, 그는 허허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같이 가는 길에 다른 세계 모험 이야기나 들려주시오! 그렇게 내 수명을 늘리는 걸로 충분하오!” * * * 진해의 선의에 감사하며 시몬과 세르네는 포목점으로 향했다. 진해의 말대로 포목점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우와!” 시야가 알록달록한 옷감으로 꽉 찼다. 천년향의 옷은 이국적이면서도, 질감도 무척이나 좋았다. 세르네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콧노래를 흘리며 이번 여행에 입을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가게 주인분은 안 계시나?’ 시몬이 그렇게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가게 안쪽에서 ‘절겅 절겅’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알고 보니 포목점 주인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옷을 짓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옷을 사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시몬이 아무리 불러도, 중년 여성은 들리는 척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진해 아저씨 말처럼 세월에 잠식된 사람 같아 보이네요.” 세르네가 돈과 물품이 담긴 함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옷을 고른 뒤 돈은 이쪽에 내면 되는 것 같아요.” 시몬이 머리를 긁적였다. “정말로 여기에 돈을 놓고 가면 되는 거야? 도둑맞을 것 같은데.” 바로 이때. 처음 보는 사람이 함 앞에 서성거리고 있으려니, 옷을 짓고 있던 중년 여성이 두 손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고개를 쭉 빼 밀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니.’ 시몬은 헛웃음을 흘렸다. 세월에 잡아먹혔어도 돈 문제는 철저한 모양. 어쨌거나 시몬과 세르네는 입을 옷을 고르러 다시 움직였다. “자, 시몬.” 그때 세르네가 애교 섞인 눈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여기서 세 가지 요청 중 두 가지 쓸게요.” 시몬이 난감한 웃음을 지었다. “벌써?” * * * 잠시 후. 시몬은 순백의 도포를 입고 나왔다. 등에는 검은 먹물로 용이 승천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머리에는 띠를 둘러 앞머리를 올렸다. 허리띠는 흑색이었고, 신발은 활동성이 좋은 것으로 골랐다. 마지막으로 머리에 삿갓을 써보니 그림 같은 느낌의 여행자, 혹은 방랑하는 천년향 모험가의 모습이었다. “후훗.” 뒤이어 세르네가 나왔다. 그녀 역시 순백의 도포를 입고 있었으나 허리라인이 강조되는 디자인이었고, 상앗빛 머리카락을 묶은 채 머리에는 은색 삿갓을 썼다.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감탄하기도 전에, 그녀가 시몬의 옆으로 찰싹 달라붙었다. ‘이거 누가 봐도…….’ 시몬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커플룩이잖아.’ “여기 오기 전에 천년향의 정보를 훑어봤는데, 천년향에서는 막 혼인한 신혼부부가 같은 옷을 입고 강산을 여행하는 문화가 있다고 해요.” 그녀가 은색 삿갓을 벗어서 가슴에 올리고는, 예쁜 목소리로 속삭였다. “잘 부탁해요 여보?” “으, 응.” 민망함에 시몬이 고개를 돌린 채 대답했다. 세르네의 첫 번째 요청은 자신이 골라주는 옷만 입기, 두 번째 요청은 천년향 여행 동안 신혼부부인 척 위장하며 돌아다니기였다. 그렇게 함에 약재를 넣어 옷값을 치르고 포목점을 나서려던 순간, 옷을 짓던 포목점 주인이 갑자기 방에서 뛰쳐나왔다. 스슥. 슥. 그녀는 시몬과 세르네가 대충 착용했던 액세서리의 위치를 조정하고, 끈도 다시 풀어서 천년향 식으로 제대로 매듭지어 주었다. “감사합니다.” 여전히 감정 없이 멍한 얼굴이었지만, 포목점 주인으로서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듯했다. 그녀는 특히 시몬에게 오랫동안 달라붙어 옷소매의 주름을 꼼꼼히 펴주고 옷깃을 단정하게 바로잡았다. 시몬이 민망해하는 사이, 세르네는 알 것 같다는 듯 웃었다. “아직 세월에 잠식되지 않았다면, 저분의 수명도 50년은 늘어났겠네요.” “…무슨 의미야?” “후후후. 그냥 해본 소리예요.” 포목점 주인은 한참을 두 사람의 옷을 손봐준 뒤에야 밖으로 나가는 걸 허락했다. 그렇게 약속 장소에 돌아가니, 행상 진해가 짐마차를 이끌고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에.” 그가 감탄한 얼굴로 시몬과 세르네의 차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정말로 아름답고 멋지구려! 그야말로 천년향의 이상적인 젊은 신혼부부 그 자체요!” “보는 눈은 있네요, 아저씨.” 세르네가 시몬의 팔에 찰싹 달라붙으며 말했다. 시몬이 힘겨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요. 천년향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신혼부부인 척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시몬은 말려달란 의미로 말했지만 진해는 냉큼 고개를 저었다. “그건 걱정 마시오! 천년향 주민들은 세월의 권태를 이기기 위해 400년에 한 번 정도 재혼을 한다오! 요즘은 전부 세월에 잠식되는 바람에 재혼도 드물어지긴 했지만 문제없을 거요! 하하!” 시몬은 이 세계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걸 포기했다. 그저 받아들이기로 했다. * * * 천년향의 왕도로 향하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진해는 기왕 위장을 할 거면 철저하게 하자며, 신혼여행 느낌을 내기 위해 마차에 온갖 꽃장식을 다는 것으로 분위기를 냈다. 그렇게 마차가 흙길을 따라 달려나갔다. 시몬은 마차 안에서 남은 칠흑역학 과제를 하느라 치열하게 보냈지만, 세르네는 옆자리에 나른하게 누워서, 신혼여행 컨셉을 빌미 삼아 시몬에게 이런저런 장난을 치며 즐거워하곤 했다. 그렇게 마차를 타고 긴 거리를 이동하니. “강이다!” 무척이나 큰 강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년향에서 강은 가장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오. 강줄기만 찾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 진해가 마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물론 왕도까지도 한 번에 갈 수 있다오! 류운을 압송한 자들은 각 마을들을 거쳐 갈 테니, 우리가 그들보다 앞설 수 있을 거요!” 진해는 강가에 끈으로 묶여있는 나룻배를 가져온 뒤, 아까 마차에 붙여놓았던 장식들을 그대로 배에 옮겨 달았다. 이후 근처의 나루터 직원에게 말과 마차를 맡기고 나룻배에 올라탔다. 그렇게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나룻배 유람이 시작되었다. “와!” 시몬이 고개를 쭉 빼 밀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강에는 많은 배들이 오가고 있었다. 가끔 다른 강줄기에서 합류하는 구간에는 배들끼리 부딪히기도 했지만, 천년향 사람들은 그조차 익숙하다는 듯 화도 내지 않고 고개만 까닥했다. 흐르는 강물 위로는 낙엽이 살랑살랑 떨어졌다. 청명한 하늘 아래, 가을빛이 물든 강가의 정취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운치 있는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세르네는 웃는 얼굴로 물가에 손을 넣었다. 물고기들이 그녀의 손에 쏙 들어왔다가 헤엄쳐 나갔다. “여기 오길 잘한 것 같네요.” 그녀가 슬쩍 웃으며 시몬을 돌아보았다. “그렇죠 여보?” “으, 응.” 여전히 신혼부부 위장 적응은 쉽지 않았다. 어쨌거나 처음 갔던 류운의 마을과는 달리, 강에는 활기가 넘쳤다. “왕도에 가는 모양이구먼! 두 분 앞으로도 행복하시오!” “보기가 참 좋소!” 배를 타고 지나가던 천년향 사람들이 종종 꽃장식을 던졌다. 이곳의 전통인 모양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배 위는 꽃장식으로 무성해졌다. 갑판이 꽃으로 가려져서 배가 아니라 꽃무리를 타고 다니는 느낌. 세르네는 기분이 좋은지 활짝 웃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표정이 좋아 보이네.’ 그녀도 한때는 너무 강한 정신지배 능력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진 적이 있었지만, 키젠에서 생활하고 나서는 점점 더 나아진 모습이다. 혹은 천년향이 정신지배가 잘 통하지 않는 세계이니 더더욱 활기가 살아나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강을 따라 계속 나아가는 중에. “어머, 저기 봐요 시몬!” “배들이 엄청 많네.” 놀랍게도 수상시장까지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상인들이 배를 개조한 노점에서 각종 먹을거리나 잡화를 팔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외침과 환호성이 들렸다. “어서 오시오! 쉬었다 가시오!” “안에 자리 있소!”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행상 진해도 근처 노점으로 배를 돌렸다. “배고프지 않소? 우리도 여기서 요깃거리나 좀 사 갑시다!” “좋죠.” 시몬은 수상시장을 꼼꼼히 관찰했다. 배를 대고 큰 배로 넘어가 선상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노점도 있었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조리해서 포장만 해주는 노점도 있었다. 인기가 워낙 많아 줄을 서서 다른 배들이 빠지길 기다려야 했다. 갈 길이 바빴기에 시몬 일행은 꼬치 요리를 싸 들고 배에서 먹기로 했다. “신혼여행인가 보오! 근래는 흔치 않지만 참으로 보기 좋군!” 불판 위에서 꼬치를 활활 구워내는 노점 주인이 신이 난 듯 말했다.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니 내 하나 더 싸주겠소!” “우와, 고마워요!” 시몬 일행은 수상시장을 지나며 다양한 음식을 먹고 눈요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강을 거슬러 며칠을 더 올라가니 강의 폭이 확 넓어지는 구간이 나왔다. 바다인지 강인지 모를 이곳에 무수한 배들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 다 왔소!” 진해가 노를 저으며 웃었다. “천년향의 왕도에 온 걸 환영하오!” 시몬과 세르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안개 너머로 형언할 수 없이 거대한 문이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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