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맨서 학교의 소환천재 1371화 랭거스틴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 마지막 방학의 추억은 농촌 체험으로 결정되었다. 시몬과 학생회 멤버들은 영지 일을 거들기 위해 레스힐의 호박밭으로 나왔다. “이, 이게 다 뭐야?” 메이린의 목소리가 떨렸다. 대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박밭과는 조금 달랐다. 땅속에서 튀어나온 넝쿨들이 흐느적거리고 있었고, 호박들도 가끔 살아 있는 것처럼 간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시몬이 웃으며 설명했다. “레스힐 명물 중 하나인 황금 호박밭이야.” 메이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런 게…… 명물?” “수확하기 전에는 조금 이상해 보이지만, 더운 계절에도 잘 자라고 맛도 훌륭해.” 카미바레즈가 슬쩍 시몬의 눈치를 보다가 손뼉을 쳤다. “아하하! 마, 맛있겠어요! 겉보기에는 식물형 몬스터로 보이지만요!” “실제로 교배종이야, 카미. 아버지가 네크로맨서 출신이셔서 이런저런 실험을 많이 하시거든.” “흐흐흐! 여윽시 모험과 미스터리가 가득한 레스힐이야! 밭부터가 벌써 심상치 않은걸!” 어쩐지 신이 난 듯한 딕이 밭에 쪼그려 앉아 흙을 한 줌 집어서 문질러 보았다. “산을 개간한 것치고 수상할 정도로 좋은 흙이네. 마치 룬 리그 합숙훈련 때 신성연방에서 봤던 그 포도밭 흙처럼. 안 그래 시몬?” 시몬은 뜨끔했지만, 얼른 입을 열어 변명했다. “우, 우리 엄마가 특수한 비료를 쓰셨어. 주부 겸 토양 전문가시거든!” “그래?” 친구들의 화제가 다시 안나에게로 쏠린 사이, 시몬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래서 안 데리고 오려 했는데.’ 이 척박한 산골짜기에 농사를 짓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원래 레스힐은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었으나, 리처드 안나 부부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이 깊은 산골에 자리 잡은 뒤로 달라졌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 몬스터를 쓰러뜨리거나, 오갈 곳 없는 사람들을 거두었다. 그렇게 안전하고 농사지을 땅이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럭저럭 규모 있는 마을을 이루게 된 것이 지금의 레스힐이었다. 땅 자체가 좋은 땅이 아닌 만큼, 살아남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었고 황금 호박도 그 일환이었다. 옆 영지 호브에 내다 팔면 수많은 골드를 벌어다 주는, 레스힐의 ‘캐시카우’ 중 하나였다. “아무튼.” 시몬이 옷소매를 걷어붙이며 활짝 웃었다. “호박들이 다 몬스터가 되기 전에 바로 시작하자!” 세 사람이 긴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호박 수확이 시작되었다. 식물 몬스터의 교배종으로 만든 황금 호박은 최근 이상기후로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바람에 수확 시기가 오기 전에 빠르게 커져 버렸고, 이제는 몬스터의 기질이 드러나려 하고 있었다. 넝쿨을 피하고, 싸우려 덤벼드는 호박을 쳐내며, 아직 멀쩡한 호박들을 최대한 빠르게 수확해야 했다. “몬스터화된 건 부숴도 좋아!” 시몬이 그렇게 말하며 자신에게 덤벼드는 호박을 향해 삽을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마치 머리통이 부서지듯 산산조각 나는 호박이었지만, 내부는 그냥 먹음직스러운 보통의 노란 과육이었다. “아니! 근데 내가 왜 미끼 역이야!” 딕은 밭 한복판을 후다닥 뛰어다니고 있었다. 몬스터화된 호박들이 밭에서 일어나 그를 쫓아가기 시작했고, 그 틈에 카미바레즈가 밭에 남아 있는 멀쩡한 호박을 밭에서 뽑아다가 카트에 실었다. 메이린은 칠흑빙결계 마법으로 딕을 쫓아가는 호박들을 얼리거나 박살 냈다. 가끔 조준이 빗나간 건지, 아니면 의도한 건지, 때때로 얼음 덩어리가 딕의 엉덩이를 강타하기도 했다. 딕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까지 죽일 셈이냐!” “미안 평민~ 어제 잠을 설쳤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쪼잔하네 진짜! 빵 한입 먹는다 하고 반절 먹었던 복수를 여기서…… 아악! 악!” 시행착오가 많아 보이는 친구들과는 달리, 시몬은 산골영지의 도련님답게 호박밭을 여유롭게 거닐며 삽으로 덤벼드는 호박들을 쪼개 버렸다.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날렵하게 삽을 휘두르는 그 모습은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태연했다. ‘비가 많이 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꽤 많이 건지겠네.’ 주위를 정리한 시몬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호박을 쑥쑥 뽑아서 카트에 차곡차곡 실었다. “욧차!” 카미바레즈도 자기 몸보다 큰 호박을 두 손으로 안고 도도도 뛰어다니며 수확에 열중하고 있었다. “놀러 온 건데 고생시켜서 미안해 카미.” “아니에요, 시몬! 너무 재미있어요!” 날뛰는 호박들을 정리한 메이린도 수확을 도우러 왔다. 그녀는 자리에 쪼그려 앉아 몇 번이고 호박을 통통 쳐본 뒤에야 안심하고는 호박을 끄집어냈다. “……당분간 호박 요리는 입에도 못 대겠네.” 메이린의 푸념 섞인 말에 시몬이 씩 웃었다. “맛은 자신해. 저녁에 엄마가 요리해 주실 거야.” 그렇게 몇 시간에 걸친 수확 작업 끝에야 밭이 깔끔히 정리되었고, 카트는 황금 호박으로 가득 찼다. “어느새 요령이 생긴 나 자신이 싫다.” 옷이 흙투성이가 된 메이린이 마지막 호박을 짊어진 채 다가왔다. 그녀가 카트 위에 호박을 올려둔 순간. -쿠룩! 갑자기 그 호박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펄쩍 뛰었다. 너무 놀란 메이린이 기겁하며 엉덩방아를 찧었고, 카트에 실린 호박이 메이린에게 덤비듯 훌쩍 뛰어내렸다. 퍼어어억! 그러나 그림처럼 그녀의 시야로 삽 하나가 끼어들어 호박을 날려 버렸다. 시원한 파열음과 함께 호박이 곤죽이 되어 사방으로 날아가고, 그 옆으로 풀스윙 자세를 취하고 있는 시몬이 부드럽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괜찮아 메이린?” “……고, 고마워.” 얼굴이 빨개진 메이린이 시몬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농촌 생활도 나쁘지 않네.” “응?” “아, 아무것도 아냐!” 그렇게 모든 카트에 커다란 황금 호박들이 가득 실렸다. 시몬은 집에 가져가서 먹을 가장 좋은 호박 두 개만 미리 빼두었다. 끼릭. 끼릭. 마침 리처드가 보낸 스켈레톤들이 도착했고, 카트에 실린 황금 호박을 농산물 창고로 운반했다. 이제 모든 일이 끝났고, 네 사람은 드디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딕이 땅에 대자로 뻗은 채 말했다. “……일했더니 배고프드아. 돌멩이라도 맛있게 씹어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뒷정리하고 밥 먹으러 가자.” 시몬이 도구 창고에 농기구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옆에서 도와주던 카미바레즈가 귀를 쫑긋 세우며 날개를 파닥거렸다. “왜 그래 카미?” 카미바레즈가 손바닥을 펼쳐보았다. “비가 올 것 같아서요.” 툭툭. 그 말대로였다. 하늘에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지더니. 쏴아아아아아아아! 급기야 폭우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콰르릉! 콰릉! 심지어 번개까지 쳤다. “산골은 날씨가 변덕스럽다더니!” 모두가 당황해서 허둥지둥하는 사이, 딕이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아님 뭐, 산에 블루드래곤이라도 살고 있는 건가?” “……너는 레스힐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게 한마디 한 시몬이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농기구를 보관하는 좁은 창고에 네 사람이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고 위험하다. 흙탕길이 미끄럽기도 하고, 벌써 저 앞의 길목은 빠르게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얘들아.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아까 말한 산장이 나와. 거기서 비부터 피할까?” 그 말에 딕이 반색을 했다. “나이스 아이디어!” “어디든 빨리 좀 가아!” 메이린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외쳤다. 이내 시몬이 호박 두 개를 양쪽 옆구리에 낀 채 앞장서고, 나머지 세 사람이 뒤를 따랐다. 다행히 숲으로 들어오자 쏟아지던 빗물이 나뭇잎에 막혀 한결 덜 내렸다. 비가 내리는 숲속은 시원한 빗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새들은 푸드덕 날아다니고, 풀을 뜯는 동물들이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에라 모르겠다!” 신발 다 젖었다고 투덜거리던 딕은 갑자기 신발과 양말을 벗어서 두 손에 쥐고는 맨발로 달렸다. 시몬도 씩 웃으며 신발을 벗었고 메이린과 카미바레즈도 따라 했다. 쏟아지는 빗물 때문에 머리카락이 엉망이었지만, 너무나도 상쾌했다. 모든 고민과 걱정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저기다!” 그렇게 맨발로 숲을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탁 트인 공간과 함께 아늑한 산장이 나타났다. 네 사람은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가끔 영지민들이 사용하거나 비를 피하는 공용 공간이었기에, 주위는 깨끗했고 수건이나 담요 등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었다. “앗, 차가!” 메이린이 정수리에 똑 떨어진 물방울을 맞고는 머리를 감싼 채 고개를 들었다.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여기 천장에 물 새잖아!” “머리 감게 비누라도 드릴까?” 딕이 실실거리며 농담을 던지자 메이린이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딕이 얼른 입을 잠그는 시늉을 하고는 돌아섰다. “여기! 이쪽에는 비 안 새요!” 카미바레즈가 두 팔을 빙빙 흔들며 안전한 공간을 가리켰다. 남은 세 사람도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닦은 뒤 그곳으로 올라갔다. 그곳은 다리를 내놓고 앉을 수 있는 장소였고, 중앙에는 불을 피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불부터 피울게.” 시몬이 산장 곳곳에 나뒹굴고 있는 땔감과 마른 나뭇가지를 가져와 불을 피웠다. 온기가 퍼지자 메이린과 카미바레즈가 꼭 붙어 앉아 손을 내밀었다. “하아, 따뜻해요!” “잠깐 기다려 줘. 먹을 것 좀 만들어볼게.” 시몬이 젖은 외투를 벗고 부엌으로 갔다. 그러고는 방금 가져온 황금 호박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쩌억. 쩍. 노란 속살이 드러난 황금 호박을 씨를 제거한 뒤 깔끔히 썰었다. 한쪽은 샐러드 재료로, 나머지는 큰 냄비에 담아 물과 함께 끓였다. 냄비가 보글보글 끓으며 달콤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메이린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 “시몬, 요리도 할 줄 알아?” “어깨너머 눈대중으로 배운 정도야.”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호박으로 만든 호박 수프, 호박 샐러드, 호박 파이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잘 먹겠습니다!” 카미바레즈가 호박 수프를 한 스푼 호록 떠먹고는 ‘으음-’ 하고 미소 지으며 뺨을 감쌌다. “너무 맛있어요! 달고 따듯해요!” 메이린도 한 입 맛보고는 온몸을 파르르 떨며 감탄했다. “내장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야.” 딕이 척 엄지를 세웠다. “이 정도면 몬스터를 먹어도 인정…… 앗뜨뜨뜨!” “천천히 먹어 븅딱아! 입천장 다 까지겠다!” 모두가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따뜻한 식사를 즐겼다. 딕은 이런 자리에 이게 빠질 수 없다며 포도주까지 꺼내 들었다. 쏴아아 내리는 비, 따뜻한 음식, 그리고 3년간 함께한 친구들. 이렇게 완벽한 순간은 또 없었다. 통. 통. 통. 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마저도 아름다운 선율처럼 들렸다. 배가 부르고, 약간의 기분 좋은 감각과 함께 빗소리가 모두를 잠시 고요 속으로 데려갔다. “나.” 두 손을 바닥에 짚고 비 내리는 숲을 바라보던 시몬이 문득 말했다. “이 세계가 좋아.” “뭐?” 메이린이 눈을 깜빡이고 있는데, 딕이 킬킬거리며 말을 받았다. “또 나왔다. 차원이동병! 다른 차원에 다녀온 애들은 다 저렇더라.” 시몬은 부정하진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잠시 ‘결사’가 파괴한 여러 세계가 떠올랐다. 그런 반면 눈앞에는 비 내리는 아름다운 레스힐의 경관이 보였다. “이 세계만큼은 반드시 내가 지키겠어.” 그 진지한 다짐에 메이린과 딕, 카미바레즈도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도 잠시, 그들의 화제는 개학을 앞둔 학교 이야기로 넘어갔다. 특히 3학년 2학기 마지막에는 어떤 과제나 수행평가가 진행될지에 대해 열을 올렸다. “졸업논문은 1학기 때 끝냈지만, 2학기에 하는 졸업 시험은 어떤 내용인지 대외비야.” 메이린이 그렇게 말하며 미간을 구겼다. 키젠의 졸업 시험은 살벌하기로 소문나 있었으나 그 정체가 제대로 밝혀진 적은 없었다. 딕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졸업생들한테 ‘졸업 시험’에 대해 물어보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데? 아예 학교 측에서 시험이 끝나면 기억을 지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졸업 시험 화제가 끝나고, 3학년 2학기인 만큼 자연스럽게 주제가 장래희망 쪽으로 이어졌다. “나는 결국 상아탑에 돌아갈 것 같지만, 졸업 직후 몇 년은 다른 데서 경험도 쌓아보고 싶어.” 메이린이 말했다. “요즘은 키젠 교수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구.” “키젠 교수가 국 끓여서 되는 줄 아나.” 냄비에 수프를 휘젓던 딕의 농담에 메이린이 노려보았다. “니 머리부터 푸욱 담가 끓이기 전에 적당히 깐죽대라?” 딕이 얼른 입을 다물었고 카미바레즈가 시몬을 바라보았다. “시몬은 어때요? 학생회장 출신이라면 어디든 들어갈 수 있잖아요!” “나도 아직 고민 중이야.” 시몬이 팔짱을 꼈다. 군단장으로서 독립 세력을 이끄는 게 1순위긴 하지만, 막상 졸업을 앞두게 되니 고민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취업하기 전에 가장 존경하는 선배인 판타서스처럼 몇 년간 모험을 해볼까 싶기도 했다. “자, 자. 미래 이야기는 나중에 하구 다시 분위기 살려서!” 메이린이 잔을 들었다. “전원의 무사 졸업을 위해!” “건배!” 잔이 힘차게 부딪혔다. 그렇게 산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네 사람은, 비가 그친 뒤에야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 * * “다녀오겠습니다. 엄마. 아버지.” 다음 날 아침, 시몬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안나와 리처드도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안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피루랑 다른 신수들을 모두 키젠에 데려가도 괜찮겠니?” “네, 신성방어학을 담당하는 파라한 교수님께서 계속 관리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분께는 늘 신세를 지는구나. 언제 한번 감사 인사를 해야겠네. 잘 다녀오렴.” “네!” 시몬은 짐을 모두 챙긴 뒤 집을 나섰다. 언덕 위에는 키젠 하수인이 대기하고 있었고, 랭거스틴으로 넘어가는 텔레포트 마법진이 준비되어 있었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던 학생회 멤버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돌아가자.’ 시몬이 교복 셔츠를 매만지고는 씩 웃었다. ‘키젠으로!’ * * * 시몬 일행은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드레스덴 왕국의 수도인 랭거스틴에 무사히 도착했다. ‘사람 많다.’ 방학 동안 여기 못지않은 대도시인 다르블렝을 겪어봤지만, 역시 이곳만큼 규모가 크고 인구가 많지는 않았다. 명물인 시계탑이 우뚝 솟아 있고, 다양한 상점과 건물들이 도시 특유의 생기를 더했다. “자. 개학까지 디 데이 3!” 앞장선 메이린이 하늘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멤버들을 돌아보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줄게!” “네, 메이린!” 카미바레즈가 힘차게 대답했고 시몬과 딕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민이랑 카미는 숙소를 예약해 줘. 그리구 여기 지도에 표시한 위치에 학생회 직속 하수인들이 와 있거든? 한번 가서 상황을 들어줘.” “맡겨주세요!” 카미바레즈가 지도를 받아 들었다. 메이린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랑 시몬은 이번 작전을 지휘하는 교수님을 만나 뵈러 가야 해.” 시몬이 눈을 깜빡였다. 키젠 교수가 랭거스틴 현장에 와 있다니, 생각보다 학교에서 이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학생회를 지휘한다면 제인 교수님이시겠지?” 시몬의 물음에 메이린이 고개를 저었다. “제인 교수님은 결사가 나타난 현장에 가 있으시대. 나도 어떤 분이 왔는진 잘 몰라. 약속 장소로 가보자.” 시몬이 턱을 짚었다. ‘과연 어떤 분이 오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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